미국 금융계가 유례없는 혼란을 겪은 3분기가 마무리됐다.
지난 7월14일 인디맥은행 파산을 시작으로 페니매·프레디맥 사태, 리먼브라더스 파산,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메릴린치 인수 등을 거쳐 JP모건체이스의 워싱턴뮤추얼 인수와 시티그룹의 와코비아 인수 그리고 연방 하원의 구제금융안 부결까지 쉴새없이 금융기관들의 파산 합병 소식이 터진 3분기에 한인은행들은 다양한 생존전략을 추진했다.
지난 3분기를 가장 크게 강타한 소식은 역시 한인은행들의 감원 및 구조조정 소식이다. 3분기에 접어들며 7월 중순에 18명을 감원한 새한은행을 시작으로 한미가 62명, 윌셔가 10명, 중앙이 2차로 10명을 감원했으며 그외 유니티 등 몇몇 은행에서도 조용하게 인력조정이 이뤄졌다.
7월말 드러난 한인은행들의 실적에서 윌셔, 중앙을 제외하면 좋은 실적을 낸 은행을 찾기 어려웠다는 점과 불경기로 일감이 예전만 못하다는 감안하면 은행들의 이같은 몸집 줄이기 노력은 피할 수 없는 과정이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은행들의 경영진 교체 바람도 빼놓을 수 없다. 나라은행은 제스나 페니치 CRO와 바니 이 CCO가 각각 주류은행과 신한뱅크아메리카로 떠난 자리를 클리프 성 신임 CCO로 채웠으며 새한은행에서는 벤자민 홍 행장이 나가고 육증훈 행장을 맞아들였다. 유니티은행은 김선홍 행장의 갑작스런 사퇴로 알버트 상 행장대행 체제로 유지되고 있다.
은행별로는 한미은행에 가장 많은 변화가 있었다. 한인 유무학 대표가 운영하는 브라질 투자기관인 GWI가 지분 5.31%를 보유했다는 공시를 시작으로 조직개편, 감원, 배당금 지급 중지를 거치더니 9월에는 존 박 신임 CCO가 합류하고 리먼브라더스 파산으로 보유중이던 이 업체의 채권에 대한 손실이 불가피해졌다.
반면 한미 고객의 프로그레시브 자동차 보험 추가할인 ,중앙의 한국수출보험공사 소송건 해결, 한인은행들간의 ATM망 통합 추진 등은 한인은행에 대한 고객들의 신뢰가 커지는 계기가 됐다. 현 금융위기를 불러 온 주범인 주택 모기지 문제에 한인은행들이 직접적으로 관여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것도 큰 수확이다.
올해의 마지막인 4분기가 시작됐지만 전망은 긍정적이지 않은게 사실이다. 증자 문제가 여전히 난제로 남아있으며 언제 터질지 모르는 부실대출 문제와 상업용 부동산 가격 하락에 대한 우려는 아직 갈 길이 멀었다는걸 보여주는 몇몇 사례일 뿐이다. 강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지금의 시장환경에서 한인은행들이 어떤 방향으로 변화를 이뤄낼지 주목된다.
염승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