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추얼펀드 투자자금 이탈 심화

심각한 금융위기를 맞은 미국 투자자들이 기록적인 속도로 뮤추얼펀드에 넣었던 돈을 빼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트림탭스(TrimTabs)에 따르면 지난달 29일자로 9월 한달에만 무려 745억달러의 돈이 뮤추얼펀드 시장에서 빠져나간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월간 집계로 지난 2001년 9월의 인출액 270억달러를 쉽게 넘어서는 사상 최대 규모이다.

올초부터 지난 8월까지 빠져나간 금액이 200억달러에 불과(?)하니 9월들어 심화된 금융위기에 대한 불안감이 투자자들에게 얼마나 많은 우려를 끼치고 있는지 알아볼 수 있다. 이같은 투자자들의 뮤추얼펀드 이탈 현상은 9월 들어 계속됐으나 연방 하원의 구제금융안 부결이 시장을 강타한 지난달 29일은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정점에 달했다. 이날 하루에만 뮤추얼펀드와 머니마켓 펀드에서 각각 100억달러의 돈이 이탈했다.

이같은 분위기는 주식시장 침체가 더욱 심화되는 것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돈을 빼겠다는 고객들에게 돌려줄 현금 마련을 위해 펀드를 운용하는 매니저들은 보유 주식을 팔아야 한다는 압박을 받기 때문으로, 이미 다수의 펀드들이 지난 8월 기준 자산규모가 1년전보다 줄어든 상황이다.

트림탭스의 찰스 비더만 CEO는 “주식시장과 머니마켓 펀드에서 돈이 빠져나가고 있으며 이 돈은 튼튼한 은행 예금이나 국채 매입에 쓰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개인투자자들은 지금의 금융시스템 자체에 신뢰를 갖지 못하고 있다”라며 “투자자들의 돈이 주식시장에 돌아오기 위해선 금융시스템에 대한 신뢰 회복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염승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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