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미주법인 “품질로 승부”


 ▲ 현대자동차 미주법인인 현대모터스 아메리카 사옥

 ”미국에서 현대자동차는 더 이상 ‘싼 차’가 아니라 ‘좋은 차’로 인식이 바뀌고 있습니다.”
 1986년 한국산 자동차가 처음으로 미국에 수출됐다. 현대의 ‘엑셀’이 수출된 지 22년이 지난 지금 현대차는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쏘나타와 싼타페를 직접 생산하고 있다.
 현대차는 연산 30만대 규모로 2005년 5월 준공한 앨라배마 공장뿐만 아니라 디트로이트에 기술연구소와 캘리포니아에 디자인센터 및 주행시험장 등 미국 현지에 자동차 개발과 연구, 생산을 위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미국 전역에 현대자동차를 판매하는 딜러샵도 800여 개에 달한다.
 오렌지 카운티의 파운틴 밸리시 고속도로 변에 자리잡은 현대자동차 미국판매법인(HMAㆍ법인장 김종은) 건물이 보인다.
 2층짜리 이 건물에서 일하는 700여 명이 미국 전역의 현대자동차 판매를 책임지고 있다. 이들은 지난 한 해 동안 미국에서 46만7천9대(시장 점유율 2.9%), 91억 달러 어치를 팔았다.
 올해 금융위기로 미국 전체 자동차시장이 심각한 불황을 겪고 있으며 이는 현대차도 예외는 아니다. 그러나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도요타 등에 비해 현대차는 상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다. 8월 판매량이 작년 동월 대비 포드는 26.5%, GM 20.3%, 도요타 9.4%씩 줄었으나 현대차는 8.8% 감소하는 데 그쳤다.
 시장 점유율은 오히려 조금 늘어 올해 들어 1∼8월 누계 시장 점유율은 3.2%를 기록했다. 불황기라고 움츠러들지 않고 공격적 마케팅을 계속하고 있다.
 조엘 에와닉 마케팅 담당 부사장은 “올해도 마케팅 비용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이미지 개선작업을 하고 있다”면서 “전체 시장에서 점유율도 그대로 지키고 있으며 경기가 풀리면 이런 일관성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와닉 부사장은 무엇보다 현대차가 더 이상 ‘싼 차’가 아니라 ‘좋은 차’로 인식이 바뀌고 있음을 강조했다.
 특히 올 여름 시판을 시작한 프리미엄 세단 제네시스가 미국 주류 언론의 호평 등에 힘입어 현지 소비자들의 인기를 끌면서 현대차 브랜드 이미지 개선에 한몫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장 확인을 위해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LAX) 근처 현대차 딜러샵을 찾았다. 깔끔하게 꾸며진 쇼룸에는 최신 제네시스부터 쏘나타, 싼타페 등 여러가지 차종들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고 금요일 오후인데도 곳곳에서 딜러와 상담하는 고객들이 보였다.
 판매 담당 매니저인 잭 모스비는 “여전히 쏘나타가 가장 인기있는 차종”이라면서 “고객들은 현대차의 10년, 10만 마일 보증수리를 호평하고 있고 자동차의 품질과 디자인, 성능에도 만족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미국에서 현대차의 이미지 개선된 점은 여러 데이터들에 의해서도 뒷받침된다. 지난해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자동차회사별 연비(갤런 당 주행거리)를 조사한 결과 현대는 전차종 평균 22.7마일로 혼다(22.9마일)와 도요타(22.8마일)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또 미국의 자동차 잔존가치(Residual Value) 평가기관인 ALG에 따르면 싼타페와 베라크루즈는 신차 구입 36개월 후 잔존가치에서 BMW X3와 메르세데스 벤츠 ML350, 인피니티 FX를 앞질렀다. 아제라(그랜저의 미국판매명)도 크라이슬러 300과 아우디 A6, BMW 750i, 렉서스 GS보다 잔존가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에와닉 부사장은 “미국시장에서 현대차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머지않아 또 다른 큰 변화를 볼 것”이라면서 “소비자들이 현대차에 대해 ‘다음에 최고의 자리에 오를 차(the next great car company in America)’라고 이야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파운틴 밸리(캘리포니아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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