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로 정부의 구제금융을 제공받은 미국 은행들이 전년도 급여와 수당 등 명목으로 자사 중역들에게 진 빚이 400억달러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로부터 대규모 공적자금을 지원받은 기업들의 이연법인세자산(deferred tax assets) 관련자료를 토대로 중역들의 채권 규모를 역산한 결과이다. 이연법인세자산은 이월공제가 가능한 세액 및 소득공제 등으로 미래에 경감될 법인세 부담액을 뜻한다.
예컨대 JP모건체이스 은행의 경우 직원들의 2007년도분 급여 외 혜택에 대한 이연법인세자산이 340억달러에 달했다. 여기에 연방세와 주(州)세를 합쳐 40%의 세율을 적용하고 은퇴자 건강보험 등 여타 항목을 제거하면 중역들의 급여 및 수당 규모는 82억 달러로 추산된다.
같은 방식으로 계산한 결과 골드만삭스 은행은 118억달러, 모건스탠리는 100억~120억달러, 시티그룹은 50억달러씩을 중역들에게 지급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JP모건체이스에 인수된 베어스턴스의 경우 이러한 빚이 한때 170억 달러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지만 도산에 따른 주가폭락으로 실제 규모는 훨씬 적을 전망이다.
이러한 빚은 대체로 중역 특별수당과 보너스, 급여 등의 지급을 단기차용증(IOU) 형태로 이듬해로 연기하는 관행 때문이다.
고용주는 이를 통해 단기적으로 지출을 억제해 재무상황을 부풀릴 수 있고, 중역들은 납세시점을 연기할 수 있는데다 이자 등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돈은 일반 사원들의 경우처럼 별도자산으로 관리되지 않고 기업채무로 처리돼 정확한 규모를 파악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데다 영업이익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실제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지난해 중역을 위한 추가수당 명목으로 13억달러의 빚을 추가, 영업이익이 1억4천만달러 가량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달 31일 밝혔다.
WSJ는 연방 재무부가 황금낙하산 관행을 철폐하고 연봉상한제를 도입하는 등 금융산업 규제를 추진하고 있지만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는 어떠한 대안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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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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