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은행의 지주회사인 한미뱅콥 이사회가 대대적인 이사진 개편을 통해 또다른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한미는 지난 4일 공시를 통해 윤원로 이사장을 포함한 4명의 원로이사가 은퇴를 결정했다고 밝혀 한인은행가를 깜짝 놀라게 했다. 여기에는 지난 3월 은행감독국의 감사결과로 받은 제재조치(MOU)에 따른 자의반 타의반이라는 냉정한 평가도 나온다.
한인은행가에서는 이번 결정이 한미가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한걸음 더 나아가는데 반드시 필요한 일이며 앞으로의 수개월이 은행의 향후 몇년을 결정하는 밑바탕이 될 것이라는데 뜻을 함께 하고 있다.
한미에는 지난 수년간 이사회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거듭 제기돼 왔다. 이번에 은퇴한 4명의 이사 가운데 3명이 창립이사라는 점은 은행이 25년 이상을 지내오며 성장한 규모와 능력에 맞는 역량을 이사회에서도 갖추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 올들어 실적마저 떨어지자 지난 5월의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은 이사진의 공개적인 반대 입장에도 불구하고 이사 임기를 1년으로 제한하기도 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유재승 행장 취임 이후 영업과 운영에서 많은 변화를 이뤄내며 새 시스템을 운영할 수 있는 이사들에게 자리를 넘겨주겠다는 원로들의 용퇴 아니겠냐”며 “후진을 위해 자리를 비켜주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이사회 개편은 한인은행가를 상징하다시피 했던 한미가 이사회부터 새롭게 꾸려 예전의 명성을 되찾는 계기가 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사회의 역할을 명확하게 정립하고 투명성과 합리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전문성 갖춘 신임이사를 영입해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간 한미 이사회가 전문성 측면에서 큰 점수를 받지 못했고 야심차게 영입했던 손성원 전 행장도 결과론적으로는 실패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현재 한미의 최고위 경영진 대다수가 취임한지 1년이 채 되지 않는다.
5일 나스닥 시장에서 대부분의 은행주들이 하락 마감한 가운데 한미가 소폭이지만 상승 마감했다는 것도 변화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로 해석할 수도 있다.
염승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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