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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은행이 서비스 수수료를 인상하거 신설, 금융위기 상황에서 어려움을 겪는 고객들에게 고통 분담은 커녕 부담을 떠안기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나라은행(행장 민 김)은 최근 고객들에게 발송한 편지를 통해 내년부터 19개 종류의 수수료를 인상 또는 신설한다고 통지했다.
인상되거나 새로 생긴 수수료는 ‘기타 수수료’(Other Fees and Charges) 항목에 포함되는 것들로 체크 지급 중단(Stop Payment), 입금된 체크 반환(Return for Post Dated·Stale Dated Check) 등이다.
송금을 와이어 트랜스퍼 방식이 아닌 팩시밀리로 신청하는 경우에 대한 수수료도 크게 올랐다. 팩시밀리로 와이어 송금을 신청하면 여러 확인과정을 거쳐야 하고 잘못될 경우 법적인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상대적으로 수수료가 저렴한 온라인 신청을 유도하기 위해 팩시밀리 신청 수수료를 대폭 인상했다는 게 나라은행측의 설명이다. 온라인 송금 신청시 수수료는 10달러이다.
이밖에 ‘세이프 디파짓 박스’ 사용료의 경우 뉴욕과 캘리포니아 지역의 가격차를 없애고 고객들이 많이 찾는 사이즈(5X5, 3X10)의 연간 사용료를 100달러대로 올렸다. 나라은행은 고객들의 은행거래에서 자주 발생하는 NSF(Not Sufficient Fund: 잔고부족) 페널티성격의 수수료는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나라은행 현명희 부행장은 “일반 고객들이 잘 쓰지 않는 수수료나 다른 은행과 달리 그간 받지 않던 수수료를 인상 대상으로 삼았다”라며 “지난 10여년간 수수료 인상이 없었던데다 비용이 늘어 수지를 맞출 수 없어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결국 수익이 줄고 경비가 늘어 악화된 은행 경영상황을 자체적인 구조조정이나 경비절감, 상품개발 등은 소홀히 한 채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처한 고객들의 주머니를 통해 해결해보겠다는 자세여서 빈축을 사고 있다. 은행의 수익감소분을 고객 서비스 수수료 인상으로 일정부분 해소하려는 분위기는 이미 주류 은행쪽에서도 두드러지고 있어 나라은행이 이같은 추세에 편승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나라은행이 한인은행들 가운데 맨먼저 수수료를 인상함에 따라 다른 경쟁은행들까지 덩달아 수수료 인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예금 이자율 덤핑 경쟁이 출혈 양상으로 번질 정도로 고객 관리및 서비스 경쟁이 치열한 터에 한인은행들은 수수료 인상에 주저하고 있었으나 나라은행이 ‘악역’을 맡아줘 한결 부담을 덜게 된 셈이다.
한인은행의 한 관계자는 “한인은행들 간 경쟁이 극심하고 한인들이 수수료에 민감해 현실적으로 수수료 책정이나 인상이 어려웠던 게 사실”이라며 “여러 은행이 수수료 인상을 두고 논의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전했다.
염승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