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구제금융 TARP 현황 및 전망

지난 14일 구제금융 지원(TARP-Capital Purchase Plan)을 신청한다거나 예비승인을 받았다는 은행들의 발표가 나오면서 은행가의 관심이 또한번 높아지고 있다. 헨리 폴슨 재무장관은 18일 의회에서 연방 재무부가 해당은행 토털리스크 자산 3%까지를 우선주 형식으로 투자하는 이 프로그램에 대해 “이제 시작일 뿐이며, 아직도 은행들에 가지 않은 돈이 많이 남아있다”는 말로 TARP의 실효성에 대한 섣부른 예단을 경계했다.

▶누가 받았나
본지가 입수한 투자기관 ‘키프 브루옛&우즈’(KBW)의 지난 17일 현재 TARP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재무부는 지난달 말 미국 8대 은행들에 1250억달러를, 지난 14일에는 11개 은행에 125억달러의 돈을 지급완료했다. 총 2500억달러의 가용자금 중 1375억달러가 빠진 셈이다.

14일에는 나라은행 외에도 중국계 이스트웨스트(EWBC, 3억1600만달러) 등 6개 은행이 예비승인을 받았으며, 15개 은행이 신청사실을 공개했다. KBW에 따르면 승인을 받아낸 은행들이 가져갈 금액이 378억달러, 승인 여부가 발표되지 않은 50개 은행의 신청액은 53억달러 수준이다.

▶나머지 은행의 승인 여부는
TARP 신청은 각 은행이 해당 감독국에 신청서를 접수해 1차 검증을 받은 뒤 이 서류가 재무부로 넘어가 최종 승인 여부가 가려지는 형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1~5로 나뉘는 감독국의 은행 평가(CAMEL)에서 1~2는 승인 가능성이 높고, 5는 탈락이며 3~4는 별도의 검증과정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진다.

상장은행들의 경우 늦어도 연말까지는 자금 투입이 이뤄질 전망이다. 한미, 윌셔, 중앙 등 3곳의 나스닥 상장 은행들이 이미 신청을 완료했다. 한미의 경우 감독국과의 MOU가 있긴 하지만 은행 측은 이를 성실히 이행하고 있어 TARP 승인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4일 예비승인을 받은 나라은행이나 이스트웨스트은행은 FRB 감사를 받는 곳으로, 나머지 한인은행들을 관장하는 FDIC는 신청이 너무 많아 결과 통고가 지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상장은행들에 대해선 신청절차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지난 17일에야 나와 많은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재무부는 TARP 자금을 받는 은행에 다양한 규제와 조건을 걸고 있어 신청하지 않는 은행도 많다. 자본금이 탄탄하다면 굳이 정부의 돈을 받아 쓰며 더 많은 규제를 받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 이유다. 현재까지 65개 금융기관이 신청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은행에 투입된 TARP 자금의 사용처는
은행들의 건강상태에 대한 우려를 씻어내기 위해 시작된 TARP 프로그램이지만 그 돈을 어떻게 사용할지는 각 은행들의 선택에 달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를 본다면 TARP 자금을 받은 은행들은 이 돈을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 대출영업 활성화, 다른 은행과의 M&A 등에 사용하고 있다. 폴슨 장관이 14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TARP는 금융시스템 안정과 대출 활성화가 주목적이며 금융시스템 안정은 어느정도 이뤄진 듯 하다”고 말했지만 은행들의 관심은 M&A에 쏠리는 양상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폴슨 장관이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 출신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지원 프로그램은 건강한 은행에 투자해 은행도 살리고 수익도 올리는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며 “정부가 직접 나서진 않겠지만 결국 강한 은행에 돈을 줘 약한 은행을 정리하자는 뜻 아니겠냐”고 주장했다.

남가주 한인은행으로는 처음으로 예비승인을 받은 나라은행의 수잔나 리베라 부행장(CMO)은 “현재는 이 돈을 어떻게 쓸지 세밀한 리뷰 중”이라며 “이달 내로 서류 절차를 완료할 계획이며 연내 돈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리베라 부행장은 이어 “은행 입장에서 TARP 자금을 받았다고 무작정 대출을 할 시장상황도 아니며 예금이 어느정도 뒷받침을 해줘야 한다”며 “M&A는 기회가 많을 것으로 보여 좋은 매물이 나오면 적극적으로 볼 수 있겠다”고 덧붙였다.

염승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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