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IC 문제은행 171개, 13년래 최고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문제은행 수가 지난 13년래 최고인 171개까지 늘었다. 또 미국 은행 전체의 3분기 실적도 1990년 이래 두번째로 낮은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FDIC가 25일 공개한 은행 및 저축대부조합(S&L)들의 지난 3분기 실적을 정리 분석한 보고서(QBP)에 따르면 9월말 현재 문제은행 수는 171개로 2분기의 117개보다 54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그 수가 193개까지 치솟았던 지난 1995년 이후 최대다.

고객들의 뱅크런(Bank Run) 사태를 막기 위해 그 이름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문제은행 리스트에 오른 은행들의 자산은 모두 1156억달러로 3개월 전인 2분기의 783억달러에 비해 47.6% 늘었다. 부실은행들의 자산 합계가 1000억달러를 넘은건 지난 1994년 이후 처음이다.

문제은행으로 분류되는 은행의 수가 이처럼 늘어나는건 주택가격 하락으로 은행들이 보유하던 모기지담보채권(MBS) 가격이 크게 하락하며 많은 문제를 야기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그나마 긍정적인 면은 171개의 문제은행은 미국내 전체 은행 수의 2%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1000개가 넘는 은행이 폐쇄됐던 지난 1990년대 초에는 전체 은행의 10%가 문제은행으로 분류됐다. 게다가 문제은행 리스트에 오른 은행의 13%만이 실제로 폐쇄돼 왔기에 이 은행들 모두가 강제로 폐쇄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고객을 위해선 현재 25만달러까지의 각종 예금과, 개인 또는 비즈니스 체킹과 같은 ‘Non-interesting Account’에 예치된 돈 전액이 FDIC로부터 보장받고 있다.

반면 갈수록 FDIC가 은행을 강제폐쇄하는 속도가 빨라지는 점은 우려를 낳고 있다. FDIC는 올들어 지난 2분기까지 13개 은행을 폐쇄했지만 3분기에만 9개의 은행 문을 닫았다. 미국 은행들의 실적 악화도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QBP에 따르면 3분기에 전체의 20%  정도에 달하는 은행들이 순익을 내지 못했다. 이는 대출손실을 메꾸기 위한 대손충당금 추가분(Provision)이 지난해 4분기 대비 3배 이상 늘어났기 때문이다. 좋아진 점으로는 은행들의 순이자수입이 전년대비 4.9% 가량 늘어났다는 점 정도이다.

FDIC의 쉴라 베어 의장은 연방 재무부에서 직접 은행에 자금을 투입하는 구제금융(TARP-Capital Purchase Plan)의 중요성을 또한번 강조하며 “이런 경제상황에도 여전히 대다수의 은행들이 수익을 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금융위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4분기에도 트렌드가 변하진 않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TARP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염승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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