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비디오업계 상생전략 통했다


▲ 지난 7월 한국 방송 3사와 한인비디오 미주연합회가 공동으로 설립한 불법콘텐츠
신고센터를 통해 접수된 800여건의 사례들 

ⓒ2008 Koreaheraldbiz.com

한국방송사들과 한인 비디오업계의 상생 전략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한국 방송프로그램에 대한 미주 지역 1차 공급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KBS아메리카, MBC아메리카, SBS인터내셔날 등 방송사들은 지난 상반기까지 한인 비디오대여업계와 적지 않은 갈등을 겪어 왔다.

이들의 갈등은 한국 방영후 최대 2주씩 걸리는 느린 공급주기와 위성방송, 케이블 TV에 적용하는 홀드백(비디오용 원본 제공후 일정기간이 지난후 방영하는 제도)문제와 함께 디빅스 플레이어, 인터넷 다운로드 및 스트리밍 사이트, IPTV등 기존 비디오 시장을 대체하는 새로운 프로그램 공급책들의 무단 사용에 대한 방송사들의 미온적인 대처가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러한 외부적 악재로 매출 급감 등 생존의 위협까지 받게된 한인 비디오업계는 급기야 지난 5월 3차례에 걸쳐 KBS아메리카 사옥 앞에서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극단으로 치닫던 이들의 갈등은 시위를 계기로 양자간 상시적인 대화 채널이 확보돼 지난 7월부터 불법 콘텐츠 사용에 대처하기 위한 긴밀한 공조체제를 마련하게 됐다.

이들은 공동으로 설립한 불법콘텐츠신고센터를 통해 접수된 사례들을 중심으로 콘텐츠를 소유하고 있는 각 방송사들이 해당 불법 주체에 대한 경고 및 구체적인 법적 조치를 취하는 등 긴밀하게 대응해나가고 있다.

한인비디오 미주연합회 마상호 회장은 “지난 5개월간 신고센터를 통해 미 전역에서 800여건의 불법 사례가 접수됐다”라며 “해당 방송사들과 공조해 단속 활동을 펼치는 한편 업계에서도 일부 불법을 자행하는 업체들에 대한 자정 활동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SBS인터내셔날은 아직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 않지만 올 하반기들어 KBS아메리카와 MBC아메리카의 법적 조치를 포함한 다양한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 또 IPTV등 뉴미디어를 통한 무단 사용과 LA한인타운에만 3~4곳에 달하는 디빅스 플레이어를 이용한 콘텐츠 무단 사용업체, 일부 비디오 대여점의 콘텐츠 불법 사용에 대해 시검찰과 연방수사국 등에 고발, 대대적인 단속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KBS아메리카는 최근 샌디에고 지역에서 확인된 지역방송국의 자사 콘텐츠 무단사용에 대해 1, 2차 경고 조치에도 개선되지 않을 경우 연방법에 따라 형사조치를 취할 계획을 밝히는 등 콘텐츠 보호에 강경한 자세다.

KBS아메리카측은 “최근 급물살을 타고 있는 콘텐츠 보호 활동을 위해 지난 1년여간의 치밀한 사전 조사를 진행해왔다”라며 “방송사의 콘텐츠 보호는 합법적인 재공급업체 뿐 아니라 한국 방송프로그램을 올바르게 해외에 전파하는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라고 말했다.

이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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