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로 인구분포도 급변

주택시장의 붕괴와 경제위기로 인해 미국 각 주의 인구와 정치지형에 상당한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한 세대동안 급속한 성장으로 동부 지역 등에서 인구 유입이 두드러졌던 ‘선벨트’(노스 캐롤라이나주로 부터 텍사스주를 거쳐 서쪽의 캘리포니아에 이르는 북위 37도선 이남의 15개주) 지역의 발전 붐이 시들해지기 시작한 것으로 22일 공개된 미국 인구조사국의 센서스 결과 드러났다.

이 결과에 따르면 2007년 7월1일 부터 2008년 7월1일 사이에 인구 증가율이 가장 높은 주는 유타주로 6만7천여명이 늘어 2.5%의 증가율을 보였다. 애리조나(2.3%), 텍사스(2%), 노스 캐롤라이나(2%), 콜로라도(2%), 아이다호(1.8%), 와이오밍(1.8%), 네바다(1.8%), 조지아(1.7%), 사우스 캐롤라이나(1.7%)가 그 뒤를 이었다.반면 미시간(-0.5%)과 로드 아일랜드주(-0.2%)는 인구가 감소했다.유타주가 인구 증가율이 높은 이유는 높은 출산율과 함께 이민자들의 급속한 유입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미시간주의 경우 2007~2008년 사이에 4만6천여명이 감소하는 등 3년 연속으로 인구가 감소해 디트로이트 자동차 산업의 붕괴로 로 인한 타격이 심각함을 반증했고, 로드 아일랜드주도 미국내에서 실업율이 가장 높은 축에 속해 인구 감소를 촉진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00년에 비해 인구가 대거 늘어난 지역을 보면 네바다주가 30.1%의 증가율을 보여 최고를 기록했다. 이어 애리조나(26.7%), 유타(22.5%), 조지아(18.3%), 아이다호(17.8%), 텍사스(16.7%)가 뒤를 이었고, 콜로라도, 플로리다, 노스 캐롤라이나, 오리건, 사우스 캐롤라이나, 워싱턴주도 10% 이상의 증가율을 보였다.

반면 루이지애나(-1.3%), 노스 다코타주(-0.1%)는 인구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지난 2000년에서 2008년 사이의 인구 추이를 권역별로 보면 서부와 남부 지역이 각각 12.1%와 11.5%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고, 중서부와 북동부 지역은 각각 3.4%와 2.5% 성장률을 보이는데 그쳤다.

연합

이번 인구 증감 조사에서 나타난 두드러진 특징중 하나는 플로리다주의 경우 비록 이민자의 증가 등으로 인해 인구가 계속 늘고는 있지만 그 폭이 소규모에 그치고 있다.

특히 지난 70년대 초반이후 30여년만에 처음으로 2007-2008년 기간에 주로 유입돼 오는 인구 보다 주를 떠나는 인구가 더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과거 2000년대 초반까지 인구 유입이 가장 많았던 플로리다주의 인기가 서서히 시들해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또 지난 23년간 연속적으로 인구가 급속하게 증가하는 4개주 가운데 하나를 차지했던 네바다주가 증가율이 1위에서 8위로 떨어졌다. 이는 지역의 핵심 산업인 도박 및 관광산업의 발전이 한계에 달한데다 다른 분야 산업의 유치도 너무 늦고, 소규모에 그친 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텍사스주의 경우 2007-2008년에 모두 48만명의 인구가 늘어나는 등 10여년간 계속 인구가 높은 속도로 증가해 지역의 핵심 산업인 정유산업의 호황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미국 인구는 작년에 비해 276만9천392명이 늘어 0.9%의 증가율을 보였고, 2000년에 비해서는 8.0%의 증가율을 보이며 모두 3억405만9천724명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인구변화는 정치지형에도 많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보통 10년 단위로 인구 센서스 조사를 해서 선거구를 재획정하는 미국은 2010년 인구 센서스 조사 결과를 토대로 비시민권자 및 불법 이민자까지 포함한 전체 인구수에 따라 선거구 획정을 해야 하지만 이번에 발표된 결과를 바탕으로 선거구 획정을 한다면 8개주는 하원 선거구를 하나씩 잃게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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