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특수는 없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한파의 여파로 크리스마스 대목인 지난 주말 미국의 쇼핑 인파가 24%나 격감한 가운데 소매점 매출이 작년보다 5%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할인매장을 중심으로 대대적 할인행사로 이어졌으나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도록 하기에 역부족이어서 금년 크리스마스 경기는 지난 40년래 최악으로 기록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시카고의 소매업체 조사 전문 샤퍼트랙 RCT는 24일 크리스마스 직전 주말인 19~21일 혹한의 일기와 미국경기 침체 영향으로 소매점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5.3%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샤퍼트랙 RCT는 이와 함께 지난 주 소매점의 쇼핑 인파가 작년 대비 6.5% 줄어 들었다고 전했다.

샤퍼트랙 RCT는 전국 5만개 이상의 쇼핑 센터와 몰에 입장하는 손님들을 표본으로 조사해 쇼핑 행렬을 계산하고 있다.실업률이 상승하고 집값이 떨어지는 우울한 소식 속에 소비자들이 올해 크리스마스 선물로 소액을 지불하는 데 그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샤퍼트랙 RCT은 풀이하고 있다.

메이시, 삭스 등 대형 소매업체들이 70%에 이르는 대대적 세일행사로 유혹하려 하지만 소비자들은 미동도 하지 않는 분위기이다. 샤퍼트랙의 금년 조사에 따르면 ‘슈퍼 토요일’이라고 불리는 지난 20일 쇼핑객 수는 작년, 재작년의 슈퍼 토요일에 비해 무려 17%나 감소했다. 매출이 0.5% 증가한 것이 점포 입장에서는 그나마 다행이었다.

그러나 쇼핑업체들은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 사이의 쇼핑일수가 예년보다 5일 줄어든 점을 감안할 때 이번 주에는 고객들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는 모습이다.

이러한 가운데 연방 상무부는 11월 소비지출이 전월에 비해 0.6% 감소했다고 24일 발표했다. 그러나 11월 소비지출은 월스트리트 전문가들이 당초 예상했던 0.7% 하락에 비해서는 다소 완화된 수준이다. 또 지난달 휘발유 가격이 기록적인 폭락세를 나타냈던 점을 감안하면 지난달 실제 소비지출은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추정된다.

상무부는 휘발유 가격변동을 비롯해 물가변동 요인을 제거할 경우 지난달 소비지출은 0.6% 상승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이처럼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소비지출 실적은 3년만에 가장 높은 것이다.

그러나 10월에 0.1% 증가했던 가계소득은 11월에 0.2% 감소, 대규모 실직의 여파가 가시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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