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가 어렵다. 어려운 경제의 근본 원인은 부동산 버블(거품)이다. 이런 위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고 내가 미국에 이민와 살아온 30년 동안 세번째가 아닌가 생각한다. 첫번째는 80년대 초기였고 웃기는 이야기지만 경제 성장율이 2.5%만 되어도 과열이라고 이자율을 올리던 시절이었다. 그래서 이자율을 올리다보니 경제가 너무 저조하여 그 이름도 유명한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레이거노믹스를 내세우며 지미 카터를 물리치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지금의 경제 문제는 이때부터 파생되었다고 볼 수 있다. 레이거노믹스의 주요점은 세금을 줄이고 방위 산업을 일으켜 경기 진작에 나선 것이다. 그 결과 탄생한것이 적자정부의 탄생이다. 세금을 줄여 없는 살림에 방위산업에 돈을 쏟아부으니 재정적자가 심해질 수 밖에 없고 그 방위산업에 투자된 돈은 경제에 도는 돈이 아니고 묻힌 돈이 되니 국가 세수 증대에 도움이 되지 않게 된다. 그래서 줄어든 세금 만큼 재정적자가 심해졌다. 재정 적자를 메우기 위하여 소셜시큐리티를 끌어다 쓰니 우리가 늙어서 쓸 돈을 정부가 낭비하여 버린 꼴이지만 그 당시 사람들은 경기가 좋아졌다고 좋아했다.
레이거노믹스에서 비롯된 경제위기
아버지 부시 대통령이 레이건의 뒤를 이어 대통령이 되었지만 계속 레이건 식으로 운영을 하면 경제가 파탄날 것을 안 부시 대통령은 세금 인상과 긴축을 해야 했으니 국민의 불만이 심해졌다. 결국은 “바보야 경제가 중요해” 라는 구호로 빌 클린턴이란 젊은 대통령이 당선됐다. 당선된 클린턴은 이자를 낮추고 세금을 깎고 하는 정책으로 경제를 살리지 않았다. 경제를 살린 것은 신기술이었다. 세금을 올리고 예산을 줄여 재정 적자를 줄였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샌호제이(San Jose)를 중심으로 정보통신혁명이 새로 일어나 집집마다 컴퓨터를 갖게 되고 인터넷을 설치했고 휴대전화를 거의 모든 사람이 갖게된 사실이다. 컴퓨터는 사무실의 업무 효율을 올렸고 인터넷은 정보의 검색과 무인 전화응답수의 역할을 해 사업의 효율성을 크게 증가시켰다. 휴대 전화는 비서의 숫자를 줄이고 사무실의 크기를 줄여 역시 사업의 총경비(overhead)를 줄이는 데 한축을 담당했다. 새로운 기술은 놀랍게도 제조업을 회생시켜서 연관 제품의 수출도 많이 늘게 됐으니 미국경제의 한 방향을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다. 경제 규모가 커졌지만 새로운 재화가 창조되며 일어난 경제 규모의 증가는 5%성장을 해도 인플레이션이 없는 놀라운 기적을 이뤄낸 것이다. 더구나 늘어난 국가총생산량(GDP)은 세금수입을 증가시켜 국가 재정이 흑자로 바뀌었다. 집 값은 싸고 소득은 늘고 국가 재정은 흑자여서 달러의 가치는 높고 그야말로 이상적인 국가경제 상황이 된 것이었다.
IT기술로 일군 경제 안정
사람들은 말했다. 클린턴 대통령이 운이 좋아서 시기를 잘 맞춘 것이라고들 말이다. 그러나 정부가 앞장서서 그 신기술을 도와주고 국가에서 정책적으로 밀어 주지 않았다면 그런 일이 지금까지도 일어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사태가 그때와 정말 똑같다. 조금 심하다. 은행은 망해가고 국가는 빚이 매일 늘어 가고…. 과연 이런 어려운 시기를 우리는 넘을 수 없을 것인가. 아주 쉽게 이겨낼 수 있다.
경제 논리가 아니라 예전처럼 기술로 풀어야 한다. 경제 논리는 돌고 도는 돈을 말한다. 생산되는 재화가 없이 순환만하니 불로소득만 늘고 GDP와는 상관없어진다. 기술은 우리 생활을 풍요롭게 하고 부가가치를 늘려서 진정한 의미의 재화를 창조한다. 우리 주위에는 신기술을 요구하는 분야가 널려 있다. 요구되는 기술도 고난도의 하이테크가 아니라 기존 기술을 응용하면 될 것도 많다. 신기술이 우주인의 비행접시처럼 꿈속에서나 가능한 게 아니라 우리 코 앞에 있어 누구나 먼저 발견하기만 하면 되는 보물처럼 널려 있다.
한가지 예를 들어 연간 7천억달러 어치의 석유를 수입하는데 만약 그것을 대체하면 미국은 수출 초과국이 되어 달러를 계속 빌려올 필요가 없어지고 달러가치가 올라가면 물가는 떨어지고 우리의 소득은 실질적으로 증가하게 된다. 연방정부 차원에서 태양에너지 활용비용을 현재의 전기료에 맞먹는 정도로 낮출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지원해서 모든 주택이 태양열을 쓴다고 해보자. 지금도 태양열 활용을 비롯한 에너지효율 주택에 500~2천달러까지, 그리고 건물은 스퀘어피트당 1.80달러씩 세금 크레딧을 주고 있는 참이니 이를 감안하면 태양열 주택및 건물의 경제성을 높이는 기술개발로 석유소비를 대폭 줄이게 되면 가구당 한달에 1000불 정도를 전기를 팔아서 실질소득을 올릴수 있다. 이같은 기술 개발에 드는 비용은 연방정부가 월스트릿에 퍼붓기로한 구제금융규모 7천억달러의 1% 정도만 배정해도 가능할 것이다.
신기술로 가구 실질 소득 늘려야
정부에서 선택과 집중을 잘하여 장려하고 조금만 도와주면 되는 것들이 수두룩하다.백악관의 스태프를 변호사와 경제학자로만 메꾸지 말고 공학박사를 두어서 장래가 있는 신기술을 집중 지원하되 정확하고 신속하게 골라내야 한다. GM이나 포드 자동차의 회장이 공학박사 출신이 돼 신기술로 일본과 경쟁해야 한다. 우리가 잘 아는 서든캘리포니아 에디슨 전기 회사도 사장이 변호사다. 신기술 보다는 어떻게든 정부와 협상을 잘해 높은 가격만 받으려고 노력하면 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인텔의 회장은 공학박사였다. 그러니 세계의 반도체를 주도하고 있지 않은가. 우리가 잘아는 삼성의 사장도 공학도나 공학박사다. 그래서인지 좋은 물건을 잘 만들지 않은가?
미국이 중국과 가격으로 경쟁할 수는 없지만 기술은 경쟁할 수 있고 앞으로도 그렇다.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 존 매케인은 과감하게 레이거노믹스를 버리고 신기술로 이 난국을 타개하겠다고 선언해야 지지율이 올라갈 것이다. 레이건의 환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신기술로 새로운 가구를 창조하고 그 새로운 가구가 집집마다 들어서며 우리의 생활을 더 편리하고 윤택하게 해줄 때 우리들의 경제도 다시 찬란하게 빛을 내며 살아날 것이다.
이상덕/K그린 대표.스카이레이크 인큐베스트 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