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포럼]마케팅은 비용이 아닌 투자

미국을 비롯한 온 세계의 경제가 대공황 이후 최대의 불황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가운데 미국 자동차 3사에 대한 구제 금융 법안이 상원에서 부결되고, 어쩌면 파산할 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우리 모두를 걱정스럽게 만들고 있다. 자동차산업은 기계산업의 꽃이라는 말답게 그 연관 분야가 너무나 광범위하기 때문에 단순히 자동차 회사의 문제가 아닌 미국 산업 전체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나 자본주의가 국가의 근간인 미국은 역시 미국이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이 기회에 그동안 방만한 경영과 노조에 끌려 경쟁력을 상실한 기업은 퇴출시키고 새로운 질서로 재편하자는 말이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

우리 한인동포들 대부분이 종사하고 있는 스몰비즈니스는 어떤가. 불황으로 고통을 받는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인데 그냥 대책없이 원망만 하고 있을 것인가. 아니면 위기를 극복하여 기회로 만드는 슬기를 발휘할 것인가. 스몰비즈니스도 이제 새로운 질서로 재편된다고 보면 된다. 예를 들어 한인타운의 수많은 비즈니스들도 그동안 방만하고 안일하게 운영되었던 곳은 퇴출되고  질 좋은 상품과 서비스로 고객의 뇌리에 확실하게 자리 잡고 있는 곳으로 오히려 쏠림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이러한 업소들은 위기를 기회로 최대한 활용하면서 비즈니스를 더욱 더 확장시키고 있다.

얼마 전 한인타운 중심부에 새로이 오픈한 대형 한식당의 마케팅을 위해 상담을 하였다. 200여만달러를 투자하여 오픈하였는데 생각보다 매상이 많이 오르지 않아 걱정을 하면서도 가장 기본적인 마케팅 비용에 대해서는 선뜻 결정을 못하는 것이었다. 일반적으로 대기업들은 연간 매출의 3% 정도를 마케팅 비용으로 사용한다. 그러나 스몰비즈니스의 경우 목표 매출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투자금액의 10%는 초기 마케팅 비용으로 책정해야 한다. 마케팅비용은 회계 항목상으로 비용으로 처리되지만 엄밀한 의미에서는 투자이다. 새로 오픈하는 비즈니스의 경우 200만달러를 시설과 설비에 투자한다면 연간 마케팅 비용으로 최소 20만달러는 책정해야 한다는 뜻이다. 기존 비즈니스라면 최소 월 매출의 5% 정도는 마케팅 비용으로 사용해야 한다. 이러한 마케팅 비용은 투자금액를 받쳐주는 튼튼한 버팀목이다. 200만달러가 투자된 비즈니스에 연간 20만달러를 마케팅에 투자하여 비즈니스의 가치가 300만달러로 상승한다면 소위 말하는 ‘남는 장사’ 인 것이다.

스몰 비즈니스의 오너들이 마케팅 투자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이유는 마케팅컨설팅이 무형의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실내장식과 장비구입에는 몇만달러를 쓰면서도 정작 가장 중요한 마케팅에는 인색하다. 많은 투자를 하고도 고객이 없으면 시설과 설비는 무용지물이 된다는 점을 명심하여야 한다. 마케팅은 단순히 신문에 몇번 광고를 내는 것이 아니다. 그 업소의 브랜드 이미지를 창출하는 것이다. 정확한 목표고객을 설정하여 그 업소에 대한 인식을 확실히 심어주면서 끊임 없는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새로운 고객을 창출하는 것이다. 3만달러대의 현대자동차  제네시스에  렉서스 상표를 붙인다면 최소 5만달러는 받을 수 있다고 본다. 대기업에서는 이러한 브랜드 가치의 창출을 위해 연간 수억달러를 마케팅에 투자한다. 루이비통 핸드백은 그냥 인조가죽으로 만든 가방일 뿐이다. 이 루이비통 가방이 명품으로 고객들의 뇌리에 각인되어 원가의 수십배를 지불하면서 사는 것이다. 이러한 사례들과는 방향이 조금 다르겠지만 우리 동포들의 스몰비즈니스도 반드시 마케팅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불황을 이기는 슬기는 걱정과 한숨에서 나오지 않는다. 나의 경쟁자들이 경기 타령을 하고 있을 때 치밀한 마케팅을 통해 불황을 극복하기를 바란다. 이제야말로 옥석이 가려질 때인 것이다.

서수호/디베이스 마케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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