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파산 지역경제 도움된다

부정적인 일로만 인식이 되고 있는 은행 파산이 실제로는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해 11월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에 의해 강제 파산된 조지아주 ‘커뮤니티뱅크 오브 로건빌’이 위치했던 애틀랜타 외곽 지역의 사례를 통해 은행 폐쇄는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 되고 있다고 지난 7일 보도했다. 부실대출에 발이 묶여 신규대출을 중지했던 은행이 건강한 은행에 매각된 뒤 다시 대출이 이뤄지며 막혔던 돈줄이 풀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파산 직전의 ‘커뮤니티뱅크’는 대출의 3분의 1 이상이 연체되고 있었고 이에따른 대손충당금 적립으로 유동성에 문제가 생겨 신규대출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FDIC는 이 은행을 폐쇄한 뒤 지점과 예금 전액을 버지니아에 헤드쿼터를 둔 ‘뱅크 오브 에섹스’에 매각했다. ‘에섹스’의 지주사 부이사장인 게리 시맨슨은 “커뮤니티는 은행이 파산하는 것 보다는 은행이 힘든 상황에 처했을때 더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며 “은행 파산은 또다른 누군가에게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FDIC는 은행 전체를 폐쇄하기 보다는 이를 다른 은행에 싸게 매각하고 있다. FDIC 직원들은 보통 폐쇄할 은행에 금요일 영업 마감 5분 전에 들어서 마지막 고객이 떠나길 기다린 뒤 은행폐쇄 소식을 직원들에 알린다. 인수 은행의 간부가 직원들과 직접 대면해 자신을 소개한 뒤 월요일에 새 이름으로 영업을 재개하기 위한 작업이 주말 내내 이뤄진다. 이같은 방법은 예금보험기금을 적게 쓰면서도 은행 파산이 지역경제에 미칠 파급효과를 최소화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선 예금 전액이 그대로 새 은행으로 넘어가니 예금주들의 불안이 크게 줄어들며, 대출 자산의 일부는 할인된 가격에 새 은행으로 넘어가 FDIC의 폐쇄은행 자산정리 작업이 한결 수월해진다. FDIC에 따르면 워싱턴뮤추얼을 제외하면 폐쇄된 은행의 대출자산 가운데 77%가 새 주인을 찾았다. 인수자를 찾지 못한 대출은 FDIC가 직접 관리한다. 파산한 은행의 자산은 원가에 비해 크게 낮은 가격에 매각되기에 인수은행 측에서는 대출자와의 협의를 통해 이 대출을 정상화시킬 다양한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부채정리 컨설팅 업체 ‘Debt Exchange’의 킹슬리 그린랜드 CEO는 “지난 20년간 지켜 본 결과 부실은행의 부실자산 정리가 시작되면 해당 은행이 영업하던 시장의 회복 속도는 그렇지 않은 곳에 비해 크게 빠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염승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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