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서 바람 불고 물이 튄다?

▶3D 영화 왜 떠올랐나=올해 국내 개봉이 예정된 3D 영화는 10편이 넘는다. 지난해 국내 개봉한 3D 영화는 ‘볼트’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 ‘플라이 미 투 더 문’ 세 편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차이. 3D 영화 제작 열풍이 불고 있는 할리우드는 3D 영화의 향후 몇 년간 라인업까지 화려하게 갖춘 상태다.
 
3D 영화를 가능케 한 것은 기술의 발전이지만 이를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는 것은 극장을 둘러싼 환경의 변화다. 3D 영화는 영화산업에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극장 관객의 수요가 감소하는 추세 속에 3D는 관객이 극장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확실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똑같은 내용이라 할지라도 특수안경을 쓰고 관람하는 방식은 집에서 컴퓨터로 영화를 보는 것과는 현저히 다른 체험이다. 관람료가 3000~4000원 정도 더 비싸지만 관객들의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애니메이션 분야에 국한되던 것에서 실사영화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도 눈길을 끈다. ‘블러디 발렌타인 3D’는 최초의 3D 공포영화라는 것만으로도 관객을 유혹한다.
 
하반기에는 ‘데스티네이션’ 시리즈의 4편인 ‘파이널 데스티네이션 4′가 국내에 선보인다. 올해 개봉이 예정된 3D 실사영화만 해도 인기 시리즈 ‘해리 포터와 혼혈왕자’를 비롯해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아바타’까지 포진해 있다.
 
한 영화 관계자는 “3D 영화는 애니메이션, 판타지, 모험 등의 장르에서 강세를 보인다. 국내는 아직 이쪽 분야가 취약하지만 할리우드 3D 영화의 올해 성과를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3D 넘어 이제 4D다=드림웍스, 디즈니, 폭스 등 미국 메이저 영화사의 3D 영화가 쏟아지면서 3D 디지털 상영환경을 갖춘 국내 극장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3D 영화시대의 원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올해 한 번쯤은 3D 상영관을 찾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멀티플렉스극장 체인은 앞다퉈 3D 상영관을 늘리고 있는 중이다. 롯데시네마의 경우 전국 17개관에 3D 상영시설을 갖추고 있다.
 
또 충무로 대한극장처럼 객석 위치에 따른 입체감 차이를 해소한 돌비(DOLBY)사의 최신 기술을 도입한 곳도 있다. 최상의 관람환경을 위한 진화는 지금도 끊이지 않고 있다. 3D 영화의 국내 제작여건은 열악하고, 콘텐츠도 뒤지고 있지만 상영관 기술에서는 한발짝 앞서 나가려는 노력도 보인다.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를 4D로 상영한 CGV상암은 현재 국내에서 유일하게 4D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곳이다. 놀이공원에서 10~20분가량의 4D 영화를 선보이는 경우는 있었지만 개봉영화 한 편 전체를 4D로 상영하는 것은 세계 최초라는 것이 CGV 측의 설명이다.
 
CGV 측은 “관객 반응이 좋아 상영을 연장했다. ‘가필드-마법의 샘물’ ‘블러디 발렌타인 3D’ 등 올해 6편 정도를 4D로 상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의 관람료는 1만2000~1만4000원으로 비싼 편이지만 평일에도 객석 점유율이 높을 정도로 큰 인기다.  

오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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