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2월 신규주택착공건수가 예상을 뒤엎고 크게 상승한 가운데 주택경기가 바닥을 친게 아니냐는 기대감이 솔솔 나오고 있다. 미 상무부는 17일 2월 신규주택착공건수가 전월대비 22% 급증한 58만3000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1990년 이후 최대폭으로 상승한 것이며, 특히 다가구주택(multi-family homes)은 82%나 늘었다. 1월중 신규주택 착공실적이 47만7천채로 급감한데다 시장 전문가들이 2월에도 45만채 정도에 그칠 것으로 예측했던 것을 감안하면 2월 실적은 의외로 급반등한 것이다. 향후 주택건설 경기를 전망할 수 있도록 하는 선행지표 성격인 주택건축 허가신청 건수는 54만7천건으로 전월에 비해 3% 증가했다. 이 역시 전문가들이 내다봤던 50만채를 웃돌아 주택경기의 호전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주택건설 시장의 핵심을 차지하는 단독 주택의 착공 실적은 35만7천채로 전월에 비해 1.1% 증가하는데 그쳤지만 5가구이상의 다가구 주택은 무려 80%나 증가한 21만2천채를 기록, 다가구 주택이 지표 반등을 주도했다. 이런 신축실적의 향상은 최근 연방정부의 주택경기부양책으로 세금크레딧을 준다는 것과 캘리포니아주가 신축주택 구매자에 대한 최대 1만달러의 비상환 주택세금크레딧을 준다는 것과 맞물려 건설업체들이 신축을 늘리고 있는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셀 메이어 바클레이캐피탈 이코노미스트는 “예상치 못한 이번 발표는 상당히 고무적이다. 바닥이 그리 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올 하반기에는 주택경기가 바닥을 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지난달 주택신축 실적은 작년 같은 시점에 비해서는 47.3%나 감소한 것이며 신축 허가신청 건수도 작년에 비해서는 44.2% 줄어든 상태다. 최근의 주가반등과 함께 일부 지표들이 경기침체의 바닥을 치고 상승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주택신축 실적도 이처럼 호전됨에 따라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조성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지난해 초에 비해서는 여전히 주택경기가 크게 부진한 형편이어서 주택착공 증가세가 지속될지는 의문이며 2월 실적이 단기적인 반등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즉 반등이지 회복이라고 보기는 힘들다는 얘기다. 더욱이 2월 주택허가건수가 전월비 3% 증가하는데 그친 만큼 주택착공건수도 향후 둔화될 수 밖에 없을 것이며 허가를 받은후 착공과 준공이 이루어지는 만큼 주택허가건수에서 의미있는 변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하루전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는 3월 주택건설업체 체감경기지수가 9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주택건설업체 100곳중 주택경기를 낙관하는 곳이 단 9곳에 불과했다는 의미이다. 그 만큼 2월 주택착공지표는 체감경기와 거리가 있음을 보여준다. 성제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