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SG은행 “스톡옵션 반납”

미국 정부가 구제금융을 받은 아메리칸인터내셔널그룹(AIG)과 보너스 환수전쟁을 벌이는 가운데, 프랑스에선 정부 지원 대상인 소시에테제네랄(SG)은행의 경영진 4명이 스톡옵션을 반납하기로 했다.
 
여론의 질타와 정부 압박에 못 이겨 내린 조처로 보인다.
 
소시에테제네랄은 23일 다니엘 부통 회장과 프레데릭 우데아 최고경영자(CEO) 등이 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스톡옵션을 포기키로 했음을 공지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소시에테제네랄의 선례에 따라 정부의 구제금융을 받은 프랑스의 다른 5개 은행도 경영진에 대한 스톡옵션을 부여하는 것이 사실상 어렵게 됐다. 이 결정은 프랑스 정부가 구제금융을 받은 은행 경영진의 스톡옵션 반납을 요청한 지 몇 시간 만에 나왔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프랑스 경제장관은 이날 유럽1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소시에테제네랄의 스톡옵션과 관련해 “은행 경영진의 책임의식과 도덕적 의무를 촉구한다”면서 “경영진은 이미 부여받은 스톡옵션을 포기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에 앞서 사르코지 대통령은 지난 20일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 정상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정부의 구제금융을 받은 은행이 스톡옵션을 부여하는 조치는 우리를 당혹하게 하는 파렴치한 행위”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프랑스 6대 은행은 지난해 말 정부로부터 총 105억유로(약 20조원)의 구제금융을 지원받았다. 이 가운데 소시에테제네랄은 17억유로(약 3조2000억원)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소시에테제네랄은 정부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지난 16일 우데아 사장에게 15만주, 부통 회장에게 7만주, 부사장인 디디에 알릭스와 세브랭 카반에게 각각 5만주의 스톡옵션을 지급해 비난을 샀다. 이들은 20일까지만 해도 회사가 정부 지원금을 갚을 때까지는 행사를 자제하되, 스톡옵션을 계속 보유하겠다는 입장이었으나 결국 정부와 여론의 압박에 무릎을 꿇었다. 한편 소시에테제네랄은 지난해 초 30대 선물중개인인 제롬 케르비엘의 금융사고로 49억유로의 손실을 기록했음에도 지난 한 해 모두 20억유로의 순이익을 올린 것으로 지난달 공개한 바 있다.
  
김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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