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서부 ‘부자동네’로 불리는 실리콘밸리 지역의 집값이 신용 시장 경색 등의 영향으로 2000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일 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에 따르면 실리콘밸리 지역의 부동산 중간 가격은 지난달 기준으로 9년여만에 처음으로 주택당 30만달러 이하로 낮아졌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주택담보 유실’ 처분되는 부동산들이 크게 늘어 매매가가 낮아지고 정상적인 경우라도 부동산 매매 호가가 계속 떨어지는 현상이 대체로 심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용 시장의 침체 양상이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모기지 위기가 계속되면서 고급 주택에 대한 수요는 전반적으로 늘지 않고 있다. 샌디에고 부동산 조사기관은 “주택을 필요로 하는 소비자들의 구매 형태가 많이 바뀌었다”며 “지역에 따라 매매 비율이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샌프란시스코 인근 지역은 전년 대비 주택 매매가 최고 26% 가량 감소한 반면 실리콘밸리 동부 지역은 121% 증가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으나 전반적으로 가격은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실리콘밸리 인근의 고급 주택가인 오린다와 월넛크릭, 샌라파엘 등지에선 부동산 거래가 대체로 줄어들었고 집값이 싼 지역인 발레호, 브렌트우드 등에선 매매가 늘어났다. 부동산 업자들은 “담보유실 처분된 주택 등의 재고량이 많이 남아 있어 거래 가격이 대체로 떨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미국 정부의 부동산 지원 정책이 가시적인 성과를 낸다면 다소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