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넘은 언론의 ‘장자연사건’ 편승

고(故) 장자연 씨 사건에 편승해 눈길을 끌어보려는 미디어의 행태가 도를 넘고 있다. KBS2 ‘박중훈쇼’에 출연했던 송윤아는 스폰서 거절 발언으로 졸지에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렸다. 급기야 제작진은 “실제 송윤아 씨는 이런 부적절한 관행에 대해 제의받은 적이 없으며 송윤아 씨의 개인적인 경험으로 말한 것도 아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 자극적인 질문을 던진 ‘박중훈쇼’도 비난을 피하기는 힘들다. 장씨 사건 이후로 연예인들에게 스폰서, 우울증 등과 관련한 질문을 시도 때도 없이 던지는 미디어의 태도는 한 번쯤 생각해 봐야 한다.
 
22일 방송돼 호평받은 SBS 다큐멘터리 ‘여우비-대한민국 여배우로 산다는 것’도 장씨 사건에 맞춰 기획된 것처럼 일부 보도됐지만 실제로는 몇 달 전부터 준비해온 기획이다. 배우 문정희가 공동연출을 맡아 수개월 동안 한혜진에서부터 윤여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여배우들을 만나 한국에서 여배우가 겪는 어려움과 고통, 그리고 연기활동의 의미를 조명했다.

장씨 사건과 관련해 관심이 집중되면서 심야시간대임에도 불구하고 13.6%라는 시청률로 흥행에 성공했지만, 최근 논란이 되는 소속사와의 갈등, 스폰서 내용 등이 다뤄지지 않아 반쪽짜리 프로그램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신인 여배우의 안타까운 죽음을 헛되이 하지 말자면서 언론이 가장 헛되이 만들고 있는 듯 싶어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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