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드라마 SBS ‘아내의 유혹’이 표절 시비에 휘말렸다. 소설 ‘야누스의 도시’의 정혜경 작가는 기자회견을 갖고 “내 작품과 ‘아내의 유혹’이 스토리 라인이 똑같고, 100여곳 이미지가 중복된다. 정애리의 복수 라인은 정말 똑같다”고 표절을 주장하며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아내의 유혹’ 제작진은 “정씨가 통고서에서 유사 부분이라고 언급한 대목을 보더라도 그의 소설과 ‘아내의 유혹’은 완전히 다른 모티브와 플롯에서 시작하고, 주인공 등 등장인물 또한 전혀 유사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제작진은 “정씨로 인해 소중한 명예를 훼손당했음은 물론 심한 정신적 피해를 입은 이상 엄중한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경대응 방침을 밝혔다. ‘아내의 유혹’ 사례에서 보듯 드라마 표절 시비는 어느 한쪽의 손을 섣불리 들어주기 힘들다. 그러나 진실이 무엇이든간에 표절 의혹이 계속해서 나온다는 것은 대중문화계의 부끄러운 단면이다. 표절을 제기한 작가와 드라마 제작진 사이의 입장 차이는 극명하다. 방송사 측에서는 표절 시비가 이는 드라마가 인기 드라마에 집중된다는 점에 주목한다. 표절 시비가 나왔던 SBS ‘내 남자의 여자’ ‘쩐의 전쟁’ 등은 모두 방영 당시 큰 화제를 모았다. 이에 인기 드라마에 편승해 주목받으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는 것. 실제로 법정 공방까지 갔지만 ‘쩐의 전쟁’의 방송금지가처분신청은 기각됐으며, ‘내 남자의 여자’ 표절 의혹도 혐의 없음으로 결론 내려졌다. 반면 실제로 방송사나 드라마 제작사에서 아이디어를 베끼는 경우도 있다. 드라마 작가 지망생 A씨는 “드라마 제작사에 시놉시스를 보냈는데, 2년쯤 뒤에 내용이 흡사한 드라마가 TV에 나왔다. 의혹은 있지만 표절로 인정받기는 어려워 보였다”고 말했다. 드라마를 제작할 때 여러 작품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새로운 창작물로 가공해 내놓을 가능성 역시 충분하다. 사람 사는 이야기가 다 비슷하고, 우연의 일치로 유사한 작품이 나올 수도 있으나 분명 석연찮은 부분이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은 의혹의 대상이 되는 측에게도 확실하게 의혹을 불식시켜야 할 책임이 있음을 시사한다.
오연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