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달러가 몰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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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달러가 미국의 부동산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 침체로 미국의 부동산 가격이 급락세를 타면서 중국인들의 ‘바이 아메리카’ 기세가 심상치 않다.
 
경제전문 주간지 <비즈니스 위크>는 최근호에서 부동산 투자를 선호하는 성향이 강한 중국의 부유층들이 미국 부동산 투자라는 새로운 트렌드의 물꼬를 트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월 40명의 중국인들이 미국 동부의 보스턴과 뉴욕을 거쳐 서부지역의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앤젤레스에 이르는 주요 도시들을 순회 관광했다. 겉보기에는 대륙을 횡단하는 투어였지만 실은 중국 최대의 부동산기업 사우펀 홀딩스가 기획한 미국부동산투자단의 현지답사 여행이었다.

이 투자투어 그룹에 참가한 중국인들은 1인당 3,600달러를 지불했지만 미국 방문 기간에만 저마다 50만~100만달러에 이르는 주택들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진다. 사우펀 홀딩스가 이 투어를 기획해 참가자를 모집했을 때는 워낙 신청자들이 많이 몰려 무려 400명을 다음기회에 모시겠다며 돌려보내야 했을 정도였다고 한다.

이 회사는 해외부동산투자 여행 대상지를 일본과 호주, 영국 등으로 넓힐 계획이다.
 
중국 베이징에서 비즈니스 컨설팅을 해주고 있는 한인 김모씨에 따르면 중국의 고관대작과 그 친인척들및 부유한 기업인들을 중심으로 캐나다 밴쿠버 지역과 미국 시애틀 지역의 부동산 투자가 활발했으나 최근 남가주 지역으로 투자관심지역이 옮겨지고 있다. 김씨는 이들 중국내 부유층 50여명을 이끌고 올 여름께 남가주지역으로 부동산 투자 투어단을 만들어 방문할 예정이라고 했다.
 
메릴린치와 컨설팅회사 캡제미니가 작성한 2008년 아시아태평양 지역 부자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부유층들은 대체로 자산 가운데 부동산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7년까지만해도 세계적인 증권시장 활황으로 중국 부자들도 주식투자에 돈을 쏟아붓기도 했지만 중국 개인의 부동산 자산 비중은 21%로 세계 각국의 평균치인 14%보다 훨씬 높았다.
 
미국에서 서브프라임 부실 사태로 촉발된 금융위기로 미국의 주택및 기타 부동산 가격이 내리막세에 들어서고 중국 위안화 가치까지 하락하면서 중국 부자들에게는 새로운 투자기회가 생기고 있다. 몇년전까지만해도 100만달러에 살 수 있던 미국내 주택은 요즘 80만달러만 주면 구입할 수 있다.
 
중국 부유층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후룬리포트에 따르면 중국내에서 1000만달러 이상의 재산을 가진 부유층은 5만명 이상에 이르고, 100만달러 이상의 재산을 가진 중국인은 80만명 이상에 달한다. 하지만 중국 본토내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1년 동안 해외로 유출할 수 있는 자금은 5만달러로 제한돼 있다.그런 만큼 미국내 부동산을 매입하는 중국인들은 대부분 부동산 에이전트이거나 무역업자들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실제로 이들은 미국 달러를 충분하게 보유하고 있으며 해외 부동산 시장을 주도할 만한 투자감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미국 주요 도시마다 넓게 퍼져 있는 화교및 차이나타운을 통해 중국 정부의 달러유출 한도를 넘어서는 대규모의 자금이 여러가지 방법을 통해 들어와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중국내 부자들은 이 불법유출 자금을 바탕으로 미국내 부동산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미국에서 거주하는 중국 교포들의 사업체나 이름을 빌려 미국에서 사들인 부동산을 관리하는 것이다.
 
중국의 명문 칭화대의 마이클 페티스 교수는 “중국인들의 해외 부동산 투자는 중국내 시장의 리스크가 높아진 반면 해외시장의 기회가 늘어난 결과”라며 “중국은 지난해 핫머니의 유입과 사상최대의 무역흑자로 달러를 쌓아두고 있어 투자여력이 크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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