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컴필레이션

다른 가수들의 곡을 묶어서 앨범을 만드는 컴필레이션 앨범은 불황기에 많이 시도되는 제작 방식이다. 최근 봇물을 이루고 있는 컴필레이션 앨범은 새로운 시도와 의미를 담아 즐거움을 더하고 있다.


▶장르별 대표선수 모여=힙합 컴필레이션 앨범 ‘블루브랜드: 트웰브 도어스’가 4월 초 발매된다. MC몽 조PD 길(그룹 리쌍 멤버) 크라운제이 김진표 MC스나이퍼 배치기 등 국내 최고의 실력파 힙합 가수들이 총출동했다.

지난달 13일에는 앨범 수록곡 중 장근&조이의 ‘마지막 거짓말’이 온라인 선공개됐다. 이 앨범은 발매 전에 가요계 관계자들에게 대중성과 음악성을 겸비한 프로젝트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일본에서 ‘하우스뮤직의 지침서’로 불리기도 하는 ‘하우스네이션 2′ 앨범도 지난달 30일에 국내 발매됐다.

‘하우스네이션’은 일본 최대 연예기획사 에이벡스가 주최해 아시아 인기 가수들이 출연하는 대규모 하우스파티. 컴필레이션 앨범으로도 제작돼 일본에서도 호응을 얻고 있다. 이번 앨범은 몬도 그로소의 오사와 신이치, 판타스틱플라스틱머신의 다나카 도모유키, 엠플로의 다쿠 등 일본 하우스음악의 대표주자들이 뭉쳐 만든 프로젝트그룹 레이벡스의 대표곡인 ‘하우스네이션’과 겐키 로케쓰, 큐인디비, 엠플로, 몬도 그로소 등 유명 아티스트들의 최신 하우스음악 15곡이 수록됐다. 


▶인디계, 남+여가 만든 화학작용=지난달 19일 인디계의 아티스트들은 ‘남과 여… 그리고 이야기’라는 제목의 컴필레이션 앨범을 발표했다. 남자와 여자 사이에 일어날 수 있는 사랑과 이별, 우정, 추억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한 앨범에 담았다. 2007년 ‘고양이+강아지 이야기’를 선보인 민트페이퍼의 두 번째 컴필레이션 앨범이다.

토이의 유희열을 비롯해 이한철 마이앤트메리 이지형 페퍼톤스 윈디시티 장세용 나루 등 남성 아티스트들이 한 곡씩 프로듀싱을 맡았고, 홍대 앞의 실력파 여성 아티스트인 요조 타루 뎁 웨일 박새별 오지은 소이 아리나 등 여성 아티스트들이 한 곡씩 노래를 불렀다. 함께 음악작업을 하지 않았던 두 남녀 가수의 만남이 음악 속에서 화학작용을 일으켜 전혀 새로운 음악의 맛을 만들어냈다. 


▶평론가가 추천했다, 연아가 선곡했다=임진모 대중음악평론가는 최근 팝 컴필레이션 음반 ‘명작 중 명작’을 발매했다. 유니버설뮤직과 임진모가 지난 1년간 공동으로 기획한 ‘명작 시리즈’ 음반 수록곡 중 특별히 주목해야 할 노래를 담아 만들었다.

스팅의 ‘셰이프 오브 마이 하트’를 비롯해 레너드 스키너드의 ‘프리 버드’, 에릭 클랩튼의 ‘렛 잇 그로’, 마빈 게이의 ‘왓츠 고잉 온’, 에이미 와인하우스의 ‘러브 이즈 어 루징 게임’ 등 26곡의 팝 명곡이 들어 있다. 마마스앤파파스, 익스트림, 톰 웨이츠, 스티비 원더, 비스티보이스, 카멜, 올맨브라더스밴드 등의 노래도 있다. ‘로큰롤의 역사’라는 제목으로 1950년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로큰롤의 역사와 시대마다 꼭 주목해야 할 아티스트와 명반이 든 소책자가 들어 있는 데다 로큰롤계 팝음악의 계보를 정리한 포스터도 있다.

팝계의 기본서를 만들어보고 싶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한편 ‘피겨여왕’ 김연아의 출전 경기 배경음악을 담은 음반도 김연아의 활약과 더불어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나온 김연아의 클래식 컴필레이션 음반인 ‘페어리 온 디 아이스’는 판매량 5만장을 훌쩍 넘어선 상태다. ‘셰에라자드’, ‘죽음의 무도’ 등 김연아가 즐겨 듣는 곡 약 20여곡이 담겨 있다.


▶TV 프로그램이 앨범 낳는다=호평받는 프로그램인 EBS TV의 ‘지식채널e’가 배경음악을 모아 컴필레이션 앨범을 냈다. ‘지식e 시즌 1-가슴으로 듣는 우리 시대의 지식’에는 프로그램 내용이 담긴 책자가 들어 있어 DVD가 아닌 오롯이 음악이 들어 있는 앨범을 통해 프로그램을 다시 보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축구 선수 고종수의 이야기를 다룬 ‘그의 90분’ 배경음악인 트래비스의 ‘아이즈 와이드 오픈’ 등 18곡이 담겼다. 재즈 색소폰 연주자 이정식은 14년 동안 진행한 CBS FM ‘이정식의 올댓재즈’에서 하차하며 기념 컴필레이션 음반 ‘재즈 명인-언제나 재즈처럼’ 3집을 냈다. 베니 굿맨의 ‘싱, 싱, 싱’, 쳇 베이커의 ‘마이 퍼니 밸런타인’ 등 유명 아티스트 32명의 재즈곡이 실렸다.

프로그램 단위가 아닌 채널 단위로 컴필레이션 앨범을 내는 경우도 있다. 케이블채널 올리브는 지난달 23일 ‘나우 플레잉: 올리브’를 발매했다. 트렌디한 여성 팝가수들의 노래들을 모아 담았다. 팝 아이콘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디지털 히트곡 ‘브레이브 뉴 걸’, 2008 세계 피겨선수권대회 김연아 갈라쇼 연기곡인 맨디 모어의 ‘온리 호프’, 사만다 제이드의 미발표곡인 ‘턴어라운드’ 외에도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제시카 심슨, 스위트박스, 핑크, 알리샤 키스 등의 33곡이 실려 있다.
 
CD 안에는 채널에서 방송된 적 있는 최강희의 리얼리티 프로그램 ‘강희의 6가지 중독’과 톱스타들의 해외 탐방기인 ‘쉬즈올리브’의 한채영, 이보영 포스터도 들어 있다. 올리브TV 관계자는 “이번 음반에는 올리브 채널팀과 제작 프로듀서, 소니뮤직이 함께 선별한 곡이 담겨 있으며 올리브 채널의 각 프로그램 속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첫 번째 컴필레이션 음반을 필두로 앞으로 해마다 올리브를 대표하는 시그니처물로 기획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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