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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5년차 신인그룹’ 비욘드가 얼마전까지 겪었던 일들이다. 비욘드는 부드러운 화음이 돋보이는 여울(24), 천희(27), 상익(27), 도형(22)의 4인조 남성 보컬 그룹이다. ‘제2의 V.O.S’라는 평가를 받는 이들은 사실 지난 2005년 대기업 웅진 계열의 기획사에서 1집 ‘세일링(Sailing)’을 내며 데뷔했다. ‘중고신인’인 셈. 싱글 1집때 버블시스터즈가 피처링한 ‘얼마나’로 의욕적으로 활동을 시작했지만 소속사가 문을 닫아 뿔뿔이 흩어졌다. 그 이후 막노동을 비롯한 아르바이트를 안해본 것이 없을 정도다. 하지만 소속사가 망했어도 계약은 여전히 유효했다. 이들은 음악과 관련한 일로 수익을 낼 수 없게 돼 있었다. 이 때문에 상익은 모자를 눌러쓰고 대형 가수의 공연에서 코러스로 ‘몰래’ 아르바이트를 한 경험도 있다. 떳떳하지 않아 카메라를 피해다녔다. 먹고 살기 위해, 음악을 계속하기 위해선 돈을 벌어야 했다. 공사장 식당에서 자신의 노래를 듣고 복받친 건 천희다. 막내멤버 도형도 지방에서 올라와 혼자 살면서 밤시간 홍대 카페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생활을 이어갔다. “우리 노래를 자주 트는 걸로 위로하면서 지냈어요” 하지만 카페나 편의점에 일하면서 혹시 누가 알아보지는 않을까 위축될 수 밖에 없었다.
낮에는 자고 밤에 각종 아르바이트를 하는 틈틈이 음악을 공부하는 시간이 흘러갔다. 멤버들이 만나면 음악얘기보다 점점 삶에 대한 얘기가 더 많아지던 그때, 기회가 찾아왔다. 예전 기획사에서 함께 일했던 매니저가 “새로운 둥지를 찾아 다시 해보자”고 손을 내민 것. 기획사에 의해 ‘만들어진’ 그룹으로 데뷔한 비욘드는 꼬박 2년여의 험한 사회생활 끝에 이제는 ‘스스로 만들어가는’ 그룹으로 다시 시작했다. 이번에 발표한 두번째 싱글 타이틀곡 ‘미칠듯’도 사연이 많다. SS501의 ‘U R man’, V.O.S의 ‘보고싶은 날에’ 브래뉴데이의 ‘살만해’등을 작곡한 한상원의 작품이다. 센 제목의 발라드에 후렴구에 ‘미칠듯’이 반복된다는 점에서 최근 트렌드에 맞춘 것 같지만 사실 2년전 만들어졌다. 2007년 앨범 작업을 할 때 부르려했던 곡인데 소속사의 사정 때문에 받지 못했다. “다른 가수가 앨범 수록곡으로 발표했지만 우리들은 이 노래가 잃어버린 아기처럼 ‘언젠가 우리 품에 들어올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어요” 결국 작곡가에게 다시 부탁해 재편곡한 이례적인 리메이크곡이 탄생하게 됐다. 곡을 직접 만들지만 이 곡을 타이틀로 정할 만큼 ‘미칠듯’에 대한 멤버들의 애착은 대단하다. 데뷔 당시 노래만 하던 이들이 이번 앨범에 타이틀을 제외한 다른 곡들을 모두 직접 작곡, 작사, 편곡과 프로듀싱까지 하게 된 것은 그 동안 내공을 쌓았기 때문이다. 새 소속사에서 진주를 만나 피처링을 받고 먼데이키즈의 이진성의 코러스도 지원받았다. “‘비욘드’라는 이름은 신인으로서 난관을 뛰어넘고 성장하겠다는 의미입니다. 이름처럼 가야죠” 지금까지 5년과는 전혀 다른, 싱어송 라이터로서 ‘비욘드’가 자리잡는 앞으로 5년을 만드는게 이들의 목표다. 박세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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