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은행 1분기 실적발표 허와 실
한미은행(행장 유재승)이 지난 1분기 외형적으로 크게 개선된 점을 보이진 못했지만 외부업체를 통한 스트레스테스트와 수익성이 떨어지는 자산을 매각하는 디레버리징 등 강도높은 자산건전성 개선작업에 착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부업체 통한 스트레스테스트·수익성 떨어지는 자산 매각 등 추진
한미가 28일 내놓은 지난 1분기 실적 자료와 투자기관 애널리스트들을 상대로 개최한 컨퍼런스콜에서 나온 내용에 따르면 한미는 고금리CD로 예금 증대에 성공하며 유동성을 개선하는 효과를 보긴 했지만 불경기에 따른 자산건전성 악화를 멈추지는 못했다. 이로인해 지난해 4분기에도 못미치는 실망스런 결과를 내놓은 한미는 자산건전성을 개선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총동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연방주택은행(FHLB) 차입과 브로커예금 등 홀세일펀딩을 통해 유동성 위기를 극복해 나가던 한미는 올해부터는 이를 고객 예금으로 대체한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4분기에 한국송금 열기 등의 이유로 대대적인 예금이탈을 경험하며 임시방편으로 브로커예금을 늘렸던 한미는 1분기 중 6개월 만기 CD 상품에 4~4.2%에 이르는 고금리를 제공, 빠져나간 예금을 다시 끌어모으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는 높은 이자비용으로 이어졌고, 대출수익율마저 사상 최저 수준인 연방 기준금리의 영향으로 급락해 순이자마진이 크게 떨어지는 결과를 낳았다. 브라이언 조 CFO는 “론포트폴리오의 일부를 매각해 몸집을 줄이는 디레버리징 전략을 적절히 펴나가는 한편 자본시장을 계속 주시하며 조치를 취해 충분한 쿠션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해 필요할 경우 증자를 시도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음을 시사했다. 또다른 이슈인 자산건전성 악화 트렌드를 막기 위해 한미는 론포트폴리오 전체에 대한 심도있는 리뷰를 진행중이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한미는 외부업체를 고용해 대출 재심사, 론포트폴리오 전체에 대한 분기별 스트레스테스트, 상업용부동산 대출을 중심으로 한 특정 대출들에 잡힌 부동산 담보 재감정 등에 착수했다.
1분기의 대손충당금 추가분(Provision)은 지난해 4분기의 2,566만달러와 큰 차이가 없는 2,477만달러에 달했고 이 기간 총대출 대비 대손충당금 비율은 2.11%에서 2.53%로 증가하는 등 이전과는 다른 특단의 조치 없이는 대출손실 증가세를 멈출 수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3개월간 급격히 진행된 경기악화가 반영된 것으로 이같은 추세는 올해 내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는게 존 박 CCO의 설명이다. 유재승 한미은행장은 “1분기에는 대출자산 전체에 대한 관리를 대폭 강화하고 인력감축을 포함한 조직개편을 또한차례 단행했으며 신임이사 영입으로 이사회에 풍부한 경험과 지식을 더했다”라며 “실망스런 결과를 딛고 크레딧 모니터링과 리스크 관리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 어려운 경제상황을 이겨내겠다”고 말했다. 염승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