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팔릴때 까지 살겠습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해 새로 지은 빈집이 늘어나고 있는 미국에서 이색 직종이 성업중이다.
 
이른바 ‘주택거주.관리업’으로 불리는 이 사업은 빈 집을 누군가 실제 살고 있는 집처럼 관리 해 주는 것.
 
적절한 가구를 배치하고, 아이들의 사진도 걸어 놓는가 하면, 집을 보러 오는 사람들에게 안락함을 주기 위해 재즈 음악도 틀어 놓고 향기나는 초도 켜 놓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25일 이 같은 주택거주 관리업이 주택 차압률이 높고, 부동산 가격이 크게 떨어져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는 남부 캘리포니아 등지에서 성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임시 거주자들은 자신들의 가구를 가져올 뿐 아니라 주택과 잔디, 수영장 등을 관리해 준다. 이들은 전기.가스 요금은 물론, 인근 렌트비 보다 훨씬 싼 값에 주택이 팔릴때까지 집에서 살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된다.
 
또한 가구 임대료 명목으로 수천달러를 받을 수도 있으며, 만일 집이 단기간(일반적으로 90일이내)에 팔리게 되면 추가 보너스를 받게 된다고 한다.
 
이 거주 매니저를 하려는 사람들 가운데는 자신이 하던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현재의 집에서 더 이상 살 수 없게 된 전직 사업가들이 많이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일반적으로 가난한 사람들 보다는 과거 잘 살았던 사람들의 가구가 비어있는 주택을 더 매력있게 보이도록 꾸밀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신문은 주택관리업을 하고 있는 쇼홈스 매니지먼트사는 350명의 거주 매니저들을 확보하고 있으며 이 회사의 지난해 수입은 88%가 증가했다면서, 이 같은 회사가 증가 추세에 있다고 전했다.
 
이 업종에 종사하는 한 거주 매니저는 “아무도 산 흔적이 없이 장기간 비어 있는 주택은 잘 팔리지 않는다”면서 “1년째 비어있는 집은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인식들이 주택 매입자들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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