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미래은행의 미래는?

미래은행의 미래는

FDIC 마감 40여일 앞으로… 합병·매각 가능성도 검토

박광순 행장이 사퇴한 미래은행의 향후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3월 금융감독 당국의 감사 이후 3000만달러에 이르는 증자를 시행해야 하는 미래에서 박 행장이 실적부진과 은행의 총체적 위기에 따른 책임을 지고 지난 15일자로 사임했다.
 
이에 미래는 3~4명의 이사들이 경영위원회를 구성해 박 행장이 맡아온 업무를 챙기는 한편 나라은행장과 새한은행장을 역임한 뒤 지난해 9월 은퇴를 선언한 원로 금융인 벤자민 홍씨를 고문으로 영입, 경영정상화를 위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하지만 미래은행의 미래는 불투명하다.
 
불경기에 따른 대출손실 증가세가 적어도 올 연말까지는 계속될 것으로 보이고, 금융기관 투자에 대한 투자자들의 인식이 매우 부정적인 상황에서 내달 말까지를 마감시한으로 진행 중인 증자의 성공 여부에 대해 적잖은 우려가 일고 있는 상황이다.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와 캘리포니아 금융감독국(DFI)의 감사가 마무리된 지난 3월말 이후 이사진 사이에서는 현재의 위기 상황을 이르게한 박 행장및 임춘택 이사장에 대한 책임론이 거듭 제기됐던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는 사이 감독국은 은행에 증자를 명령했다.
 
미래의 한 관계자는 “증자가 진행중인 상황에서 박 행장이 그만두는 것이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가능성에 주저했으나 은행 내부에 강한 쇄신의지가 있다는 것을 더 늦기 전에 주주 및 투자자들에게 보여줘야 한다는 판단을 했다”고 설명했다.
 
미래는 일단 40여일 밖에 남지 않은 마감일까지 증자를 성공시켜야만 하는 상황이다.
 
현재의 자본비율로 볼때 이사진들이 약속했다는 1500만달러만 들어와도 급한 불은 끌 수 있어 큰 불이익은 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래의 이사진은 자신들이 약속한 돈을 신탁계좌에 조기 입금해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증자 이후에는 대대적인 구조조정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알려진다. 익명을 요구한 한 소식통은 “과연 이사들이 약속한 금액만큼을 은행에 투자할 것인지가 관건”이라며 “증자를 마무리한다면 그 이후 이사회 내부와 조직 내에 큰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증자 외에는 다른 은행과의 합병 또는 매각이 유일한 선택으로 보이며 은행 내부에서도 이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미래의 모 이사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다른 은행과의 합병 가능성에는 항상 오픈돼 있다”며 “현재로선 매각에 대한 생각은 없다. 이사들은 주주들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해 경영정상화를 이루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염승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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