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향소 추모열기 극과 극

“불과 10분 거리인데 다른 사람 빈소 같네요.”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 물결이 전국을 휘감은 25일 서울역사박물관에 차려진 서울시내 공식 분향소, 그리고 덕수궁 대한문 앞에 설치된 민간 분향소 사이에는 ‘온도의 차이’가 확연했다.

대한문 앞에 마련된 분향소는 주변을 경찰버스와 전경, 교통경찰관 등이 에워싼 가운데 인근 시청역 1번 출구 쪽 인도 부근은 밤늦게까지 빠져나가는 데에만도 몇 분이 걸릴 정도의 ‘정체’가 계속됐다.
 
빈소 안내, 국화꽃과 촛불 나눠주기, 조문 행렬 정리 등에 나선 것은 자원봉사자들. 덕수궁 돌담길 한편에서는 즉석 추모노래 공연과 스크린ㆍ영사기를 이용한 노 전 대통령 생전 영상 상연회 등이 열렸다.
 
시민들은 삼삼오오 모여 눈과 귀를 기울이며 눈물을 흘리면서 고인을 추모했다.
 
조문 행렬은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정동극장까지 1㎞ 이상 길게 이어졌지만 대중교통이 끊길 시간을 앞둔 이날 오후 11시까지도 새로운 조문객들의 대열 합류가 끊이지 않았다. 질서정연했다.
 
이곳에서 만난 회사원 김상미(여ㆍ29) 씨는 “서울역사박물관 분향소는 대한문 앞에 올 수 없는 사람들이나 가는 곳 아니냐”며 “이곳이 우리 국민의 상징적인 추모 장소라고 생각했고, 퇴근길에 주저 없이 이곳으로 향했다”고 말했다.
 
반면 서울역사박물관 분향소는 비교적 한산했다. 역사박물관 로비 내에 대형 영정사진을 놓고 삼군의장대가 격식을 갖춰 국화꽃을 나눠주는 등 매우 정돈된 분위기였다. 오전부터 주로 정부와 각계 인사들의 조문이 이어졌고, 가족 단위 일반시민들의 조문이 눈에 띄었다.
 
25일 퇴근 무렵에도 도착하면 5분 이내에 분향할 수 있었고, 기다리는 줄은 10~20m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이곳에서 만난 김일권(48) 씨는 “대한문 앞의 경우 경찰차의 장벽이 있어 오히려 시민들이 그곳으로 몰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26일 새벽까지 서울역사박물관 분향소는 8000여명, 대한문 앞 분향소는 23일 밤부터 총 15만명 이상이 다녀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임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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