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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잘 알지도 못하면서’ ⓒ2009 Koreaheraldbiz.com | |
스타의 저예산 영화 출연이 계속되고 있다. 고현정 공효진 신민아 하정우 등 소위 잘 나가는 배우가 자신의 개런티까지 낮추면서 저예산 영화를 선택하고 있는 것. 지난해 영화 ‘추격자’로 흥행성과 연기성을 모두 인정받고 충무로의 블루칩으로 떠오른 하정우가 차기작으로 출연한 것은 오는 28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저예산 한·일 합작영화 ‘보트’다. ‘추격자’ 성공 이후 많은 러브콜을 받은 하정우는 ‘돈’보다는 ‘작품성’을 기준으로 영화를 선택했다. 2007년 영화진흥위원회 예술영화 지원작으로 선정된 이 영화는 제작비용을 50대50으로 한국과 일본이 분담했고, 양국의 스태프가 혼재해 있다. 일본의 인기배우 쓰마부키 사토시의 출연으로도 화제를 모은 이 영화는 6주간의 짧은 촬영기간으로 제작비를 대폭 줄였다. 어릴 적 엄마에게 버림받은 자신을 돌봐준 아저씨를 위해 일본에 밀수품을 심부름하는 형구 역을 맡은 하정우는 “일본이라는 나라에서 흥미로운 작품을 찍었다는 것에 대해, 새로운 경험을 했다는 것에 대해 개인적으로 만족한다”며 출연 소감을 밝혔다. 이번 영화에서 하정우는 어수룩하고 순진한 청년 역을 그만의 색깔로 잘 소화해내 자신의 이름을 또 한 번 각인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고현정은 노개런티로 홍상수 감독의 영화 ‘잘 알지도 못하면서’에 출연했으며, 지난달 개봉한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는 공효진 신민아 주연으로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관심을 모은 저예산 영화다. 아버지가 다른 두 자매의 로드무비 형식인 이 영화는 무엇보다 두 배우의 연기가 호평을 받았다. 이 밖에도 올여름 개봉 예정인 영화 ‘오감도’는 순제작비 10억원이라는 적은 예산에도 불구하고 황정민 엄정화 김민선 등 톱배우가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드라마와 뮤지컬을 오가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배우 유준상도 지난달 폐막한 제10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JJ-Star-특별언급 부문’을 수상한 저예산 영화 ‘로니를 찾아서’의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영화업계에서는 스타의 저예산 영화 출연으로 인해 재능있는 신예 감독이 작품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났고, 배우는 영화 스케일보다 연기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계기가 돼 상호 긍정적인 작용을 한다며 반기는 분위기다. 배우도 수십억원대의 제작비가 들어간 국내 영화의 흥행 부진이 이어지자 적은 예산이라도 내실있는 작품에 출연해 입지를 다지겠다는 입장이다. 경기 불황으로 한국 영화계도 침체를 맞으면서 스타급 배우의 저예산 영화 출연은 한국 영화의 또다른 희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지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