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은행 ‘위기 극복 대안 있다’


▲ 한미은행의 노광길 이사장(오른쪽)과 유재승 행장이 27일 오전 연례 주총에서 나온 주주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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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주총서 재신임 여부 투표

한미은행의 이사진 및 경영진이 은행의 위기상황을 극복할 다양한 대안이 있다며 주주들에게 믿음을 가져줄 것을 거듭 당부했다.
 
이 은행 지주사인 한미파이낸셜(심볼:HAFC)이 27일 LA한인타운내 윌셔플라자호텔에서 가진 연례 주주총회에서는 지난 1년간의 실망스런 실적에 대한 주주들의 질책이 이어졌다. 

이날 한미 주주들은 노광길, 이준형, 안이준 등 3명 이사의 재신임안을 통과시켰으며 지난해 주총에서 승인한 이사진 임기 1년안에 따른 정관 수정 안건도 통과시켰다. 이에따라 한미는 매년 주총에서 이사진들의 재신임 여부를 투표해야 한다. 이외에도 KPMG가 은행의 외부회계감사기관으로 선정됐다.
 
노광길 이사장은 주총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간 은행이 겪었던 문제는 모두 최고위 경영진들의 부재 때문이다. 지난해만 해도 반년이나 행장대행 체제로 가지 않았냐”며 “새로운 경영진이 모두 갖춰지고 준비가 됐지만 하필 불경기가 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스톡그랜트 및 스톡옵션에 대한 주주들의 비난에 대해 “따로따로 줄 수도 있었지만 누구는 얼마, 누구는 얼마 하는 식이면 불평도 많아지므로 통일해서 모두 받도록 한 것”이라고 답했다. 타행과의 인수합병이나 증자에 대해선 “합병도 계속 연구검토 중이며, 증자에는 해외로부터 투자를 받는 방법 등 자세히 말은 못하지만 대안이 많다”며 말을 아꼈다.
 

구제금융 신청은 어떻게 됐나
TARP 나오지 않아도 다양한 대안 준비

[한미은행 주총 Q&A]

주주들은 안건 토의가 끝나고 이뤄진 질의응답 시간에서 이날 주총이 한국어 통역 없이 영어로만 진행되고 곳곳에 경비원들이 자리한 모습에서부터 큰 불쾌감을 드러냈다. 2시간여 동안 계속된 주총에서 이뤄진 주주들과 경영진 및 이사진 간의 질의응답 주요 내용을 정리한다.

- 현금배당이 끊겼는데 언제쯤 다시 받을 수 있나.
▲지난해 3분기 이후 현금배당을 중지해 대단히 송구스럽다. 경기가 안좋아 자산건전성이 악화돼 상황이 여의치 않다. 현금배당은 적어도 내년까지는 힘들 듯 하다. 최대한 빨리 현금배당을 다시 지급할 수 있도록 하겠다.
 
- 구제금융(TARP) 신청은 어떻게 됐나.  증자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닌가.
▲ TARP 신청은 지난해 가을 공시를 통해 밝혔지만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아(Pending) 기다리는 중이다. TARP가 나오지 않더라도 다양한 대안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부족한 자본금을 메울수 있다고 본다.

- 당분간 경기회복 조짐이 없는데 앞으로 계획이 무엇인가.
▲ 자본금을 늘릴 수 없다면 자산을 줄여 자본비율을 높일 수 있다. 이를 통해 지난 1분기에는 0.1%포인트의 자본비율이 증가했다. 필요할 경우 대출채권을 매각해서라도 감독국이 요구하는 자본비율을 유지할 것이다.

- 현금배당은 못하면서 경영진과 이사진은 스톡그랜트와 스톡옵션을 받은 이유는 뭔가.
▲ 스톡그랜트와 스톡옵션은 보너스가 아니다. 재작년 행장, CCO, CFO 등 고위 간부들이 잇달아 떠난 이후 모두 새 사람이 왔다. 이들은 모두 영입이 어려운 인재들로 떠나게 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불가피했다. 2007년 주주들이 승인한 스톡옵션은 주가가 떨어져 무용지물이다. 망해가는 은행에서 누가 이사를 하겠냐는 말도 들었지만 눈총을 받으면서도 은행발전을 위해 내릴 수 밖에 없던 결정이었다.

- 은행 생존 여부를 두고 헛소문도 너무 많아 주주들의 불안감이 너무 크다.
▲ 2~3년전 주총에선 은행 실적이 좋다고 주주들께서 큰 박수까지 주셨는데 어쩌다 이렇게까지 됐다. 이사회에서 큰 책임을 느끼며 주주들께 송구스럽다. 새 행장이 왔고 고위 간부직도 모두 채워져 이제 잘되는 일만 남았지만 불경기와 왔다. 노력하는 이사진 및 경영진을 한번 믿어달라. 몇년 뒤 다시 칭찬을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염승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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