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2시간씩 고강도 훈련… “우리가 만든 곡 부를날 오겠죠”
데뷔도 하기 전 ’2NE1(투 애니 원)’은 톱가수가 부럽지 않은 유명인사가 됐다.그룹의 멤버들이 확정되지도 않았는데 ‘여자 빅뱅’이란 별명이 붙여진 이 여성그룹은 언론은 물론 음악팬들의 주요 관심 대상이었다. 데뷔 전 이미 빅뱅과 함께 휴대폰 CF에 출연했고 CM인 ‘롤리팝(Lollipop)’은 국민적 히트송이 됐다.2009년 5월 ’2NE1′은 각종 음원 차트는 물론 포털사이트 가수 인기 순위 1위에 올라 있다.
“저희 음악방송 첫 출연 때 깜짝 놀랐어요. 방송국에 1000명이나 되는 팬들이 와 있는 거예요. 정말 저희에겐 큰 힘이 됐어요.” 리더인 CL(씨엘ㆍ18)을 비롯해 박봄(25), 다라(25), 민지(15) 네 명의 멤버 개개인의 인기도 대단하다. 개인별로 팬사이트가 개설돼 있고, 각자의 이야깃거리도 늘 네티즌 사이에서 화제다. 가수가 꿈이었던 씨엘은 데모 CD를 만들고 3년 전 무작정 서울 합정동 YG 사무실을 찾아갔다. 몇 시간을 기다려 양현석 대표에게 CD를 건네고 오디션 기회를 잡았다. 어렸을 때부터 춤 깨나 췄다는 민지는 초등학교 5학년 때 한 댄스경연대회에 참여한 영상이 화제가 되면서 YG 측으로부터 오디션 제의를 받은 케이스. YG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특히 민지는 한국무용가 공옥진 여사의 조카 손녀로 알려지면서 유명세를 탔다. 다라는 ‘필리핀의 보아’로 이미 유명인사였다. 2004년 필리핀의 오디션 프로그램 ABS-CBN ‘스타 서클 퀘스트’에서 1위를 차지하며 주목을 받았고, 필리핀에서의 활약상이 KBS 1TV ‘인간극장’에 소개되면서 2005년 국내 진출을 모색해 오다 2007년 YG와 계약했다. 박봄 역시 몇 해 전 이효리 이준기와 함께 출연한 CF ‘애니스타’를 통해 대중에게 알려졌다. 미국에서 12년간 유학 생활을 하면서 단 한 번도 가수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박봄은 부모 몰래 버클리 음대에 진학할 정도로 열정적이다. YG가 아니면 안 된다는 일념으로 2005년 3전4기만에 YG 연습생이 됐다. 누구보다 열정적인 이들 네 멤버는 지금도 특별한 스케줄이 없을 때면 하루 12시간의 고강도 트레이닝을 받는다.
“저희는 다른 아이돌 그룹과 달리 합숙하진 않아요. 각자 집에서 출퇴근하죠. 힘들지만 나름대로 장점이 있어요. 몇 년 동안 반복되다 보니 이제는 힘든 줄 모르겠어요. 재밌어요.” 2NE1은 기존 여성 아이돌 그룹과의 차별성을 ‘음악’이라고 자신있게 말한다. 톡톡튀는 외모도, 의상도, 화려한 퍼포먼스도 아니라는 얘기다. ‘여자 빅뱅’이란 꼬리표를 달았지만 선배 그룹인 빅뱅과의 차별성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저희만의 색깔요? 아무래도 저희가 YG 소속이다 보니 특유의 힙합적인 색깔은 깔려 있지 않을까요. 빅뱅 선배와는 또 다른 여성적 색체가 강한 음악이 아무래도 저희만의 색깔이지 않을까 생각해요. 다른 여성 그룹들도 다 함께 잘돼야지 저희도 더 잘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작사, 작곡에도 관심이 많은 씨엘과 민지는 현재 착실히 연습 중이다. 씨엘은 “지금은 습작 수준이지만 열심히 공부해서 몇 년 지나 저희가 쓴 노래들을 부를 수 있는 날들이 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많은 이들의 기대 속에서 선보인 첫 데뷔 싱글은 ‘파이어(FIRE)’다. 지난해 태양의 ‘나만 바라봐’, 엄정화 ‘디스코’를 비롯해 얼마전 ‘롤리팝’까지 가요계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는 원타임(1TYM) 출신 테디(Teddy)가 프로듀서로 나선 점이 눈에 띈다. 아프리카 분위기의 타악기가 전반적인 리듬을 이끌고 힙합신스와 인도 분위기의 악기들이 혼합되어 있으면서 멜로디는 레게 성향이 짙은 다양한 장르가 융합된 곡으로 개성한 2NE1 멤버들의 각양각색 매력을 선보이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다. 2NE1은 데뷔 싱글이 ‘워밍업’이라고 입을 모은다. 6월 중 정식 미니 앨범이 발매되기 때문이다. 아직 수록곡들은 결정되지 않은 상황. 하지만 멤버들은 2NE1만의 강한 카리스마를 보여줄 음악들로 채워질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직접 현장을 찾아다니며 응원해주는 팬들에 대한 감사 인사도 잊지 않는 2NE1은 최근 자신들의 음원 불법다운로드 순위 1에 올랐다는 소식에도 한 마디 전했다. “불법 다운로드 1위라는 소식도 저희에 대한 관심이라고 생각하지만, 노래 한 곡을 위해 고생하신 분들을 생각한다면 합법적인 방법으로 음악을 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 곡을 만들어준 분들에 대한 최소한 예의라고 생각하시고요. 이왕이면 더 좋은 음질로 듣는 게 낳지 않을까요?”(웃음)
홍동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