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교황후보…음모를 해독하라

 
종교·과학 갈등 소재 또 한번 도마위…기대이하 평가도

론 하워드 감독, 배우 톰 행크스가 다빈치 코드에 이어 댄 브라운의 소설로 또 한번 뭉쳤다.
 
전작이 종교의 기원에 대한 논란을 일으켰다면, 이번에는 종교와 과학의 갈등을 소재로 또 한번 도마 위에 올랐다. 화제면에서는 1등이지만, 이번에도 영화 자체적인 평가는 그에 미치지 못하는 듯하다.
 
세계 최대의 과학연구소 CERN(유럽 원자핵 공동 연구소)에서 우주 탄생을 재현하는 빅뱅 실험이 진행된다. 물리학자 비토리아(아예렛 주어 분)와 동료 실바노는 빅뱅 실험을 통해 강력한 에너지원인 반물질 개발에 성공하지만 실바노가 살해당하고 반물질이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한다.
 
한편, 하버드대 종교기호학 교수 로버트 랭던(톰 행크스 분)은 교황청으로부터 의문의 사건과 관련된 암호 해독을 의뢰받는다.
 
새로운 교황을 선출하는 고대의식은 콘클라베가 집행되기 전, 가장 유력한 4명의 교황 후보가 납치되고 교황청에 일루미나티 상징인 앰비그램이 나타난 것.
 
일루미나티는 지구가 돈다고 주장해 종교 재판을 받았던 갈릴레오, 코페르니쿠스 등 18세기 과학의 위상을 높이고자 했던 과학자들이 모여 결성했으나 카톨릭 교회의 탄압에 의해 사라진 비밀결사대이다. 500년만에 부활한 일루미나티는 4명의 교황 후보를 한 시간에 한 명씩 살해하고 마지막에는 CERN 에서 탈취한 반물질로 바티칸을 폭파시킬 것이라며 카톨릭 교회를 위협한다.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로마 바티칸에 도착한 로버트 랭던과 비토리아는 곳곳에 숨겨져 있는 일루미나티의 단서를 파헤치며 그들의 베일을 벗겨 나간다.
 
이 영화의 가장 큰 특징은 화려한 볼거리다. 세계적인 관광지인 로마 바티칸을 한 번에 구경할 수 있다.
 
사건과 관련된 장소들은 산타 마리아 델 포폴로 성당, 산타 마리아 델라 비토리아 성당, 판테온, 카스텔 산탄젤로 성, 산 피에트로 성당, 나보나 광장, 시스티나 성당 등 고대 로마의 역사와 문화가 살아있는 곳들이다.
 
라파엘로, 미켈란젤로, 베르니니 등 유명한 예술가들의 작품들까지 전시되어 있어 역사와 미술에 관심이 많은 관객이라면 영화 보는 내내 시각적인 즐거움을 톡톡히 누릴 수 있다.
 
실제로는 세트장에서 촬영된 것이지만 제작진들의 노력 덕분에 실제와 세트를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정교하게 재현됐다.
 
그러나 스토리 측면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 영화의 가장 키 포인트가 될 긴장과 스릴이 복잡한 구성 탓에 오히려 지루함으로 전락했다.
 
반물질이 터지기 전 5시간 동안 4명의 추기경을 찾는 과정은 암호와 사건 현장간의 연관을 짓는 부분에서 설명이 불충분해 이해하기 쉽지않다.
 
스토리 라인을 따라가다 지레 지쳐 포기하게 만든다. 영화의 주축이 되며 사건 전개의 전제가 되는 인물들간의 관계도 설득력이 부족해 보인다. 특히, 마지막의 반전은 다시금 영화의 제목을 떠올려 보게 하지만 지극히 예상이 가능해 반전을 위한 반전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15세 관람가
  
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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