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영화의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다. ‘워낭소리’와 ‘낮술’ ‘똥파리’ 등에 이어 대규모 상업영화 못지않은 만듦새와 대중성을 갖춘 작품들이 잇따르고 있다. 올들어 독립영화는 대규모 관객동원력을 입증하면서 시장을 키웠다. 과거에 비해 소재가 훨씬 다양해졌다. 무엇보다 대중적 재미를 갖춘 작품들이 많아졌다는 것이 괄목할 만하다. 흥행파워를 인정받으면서 독립영화를 상영하는 극장도 많아졌다. 관객과 만날 기회가 많아졌다는 얘기다. 개봉편수도 늘었다. 일단 외형적인 성장이 눈부시다. 대형 히트작인 ‘워낭소리’가 290만명을 돌파했고, ‘똥파리’는 13만명을 넘겼다. ‘낮술’과 홍상수 감독의 ‘잘 알지도 못하면서’, 기독교 영화 ‘소명’은 3만명 이상을 끌어모았다. 외화로는 ‘사랑 후에 남겨진 것들’이 3만명 고지에 이르렀다. 여전히 ‘배고픈’ 기록이지만, 작은 영화의 1만명 동원은 상업영화 100만명에 버금가는 기록이라고 할 때, 국내 독립영화의 관객층이 한층 두터워졌다고 할 만한 결과다. 독립영화의 분전은 대작과 화제작이 즐비한 여름 시즌에도 계속되고 있다. 이달 개봉하는 한국 독립영화만 7편이다. 모두 우리 사회를 보는 성숙한 시선과 날카로운 주제의식을 가졌으면서도 극적인 재미와 정서의 힘을 놓치지 않은 작품들이다. 먼저 이주노동자 문제를 때론 유쾌하게, 때론 감동적으로 다룬 3편의 작품이 나란히 선을 보인다. ‘처음 만난 사람들’과 ‘로니를 찾아서’ ‘반두비’다. 빚에 몰려 위기에 처한 인생들의 좌충우돌과 희망찾기를 그린 ‘물 좀 주소’와 최민식의 복귀작 ‘히말라야, 바람이 머무는 곳’도 있다. 장례식에 모인 동창들의 회상으로 재구성되는 고인의 인생을 통해 새로운 서사형식을 보여주는 ‘약탈자들’이나 청소년들의 인권과 고민을 다룬 옴니버스 영화 ‘시선1318′도 놓치기 아까운 작품들이다. 최근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 극장 체인인 CJ CGV는 극장 내 다양성영화(독립·예술영화) 전용 상영관을 10개로 늘리고, 이달 한 달간 10편을 동시·릴레이 상영한다. 그만큼 독립영화의 ‘상품성’과 대중적 인식이 좋아졌다는 말이다.
이형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