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시장과 주식 시장의 동반 하락으로 미국민들이 지난 1분기에만 1조3000억달러의 부(富)를 허공에 날린 것으로 나타났다. 연방준비은행(FRB)이 11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월말 현재 미국 가정들의 순자산(Net Worth) 총계는 50조4000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로써 미국민들의 순자산은 주택시장 버블이 극에 달했던 지난 2007년 2월에 64조4000억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이후 7분기 연속 감소했다. FRB의 보고서에 따르면 올 첫 3개월동안 미국민들이 보유한 주식의 시가총액은 5조2000억달러로 5.8% 줄었으며, 주택 가치는 17조9000억달러로 2.4% 감소했다. 이같은 결과는 주요 증시 지표들만 봐도 쉽게 확인된다. S&P500지수는 지난 1분기에만 11.7% 하락했으며, 주택 가격은 전년동기 대비 14.2% 하락했다. 그나마 다행인건 순자산 감소세가 서서히 안정을 찾고 있다는 점이다. FRB에 따르면 미국민 순자산은 지난해에만 10조9000억달러 전년대비 17.4% 감소, 지난해 12월말 현재 순자산 총계는 51조7000억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의 3분기 대비 4분기 순자산 감소폭은 4조9000억달러(8.6%)로 FRB가 순자산 총계 집계를 시작한 1951년 이래 가장 컸다. 이로인해 미국민들은 빚을 줄이고 있다. 지난해 4분기에 사상 처음으로 2% 줄었던 미국 가정 전체의 채무 규모는 1분기말 현재 13조8000억달러로 연율환산 1.1% 감소했다. 그러나 미국 가정들이 채무를 줄이기만 하는데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경기회복이 쉽게 이뤄지지 않는 최대요인 중 하나가 바로 소비자들의 극단적인 소비지출 감소이기 때문이다. 크레딧카드를 포함한 채무를 줄인다는 것은 그만큼 소비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NYU 스턴 경영대학원의 폴 와치텔 교수는 “소비자들이 다시 지출하기 시작하는지 여부가 불경기 탈출의 열쇠”라고 말했다.
염승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