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미 편애 뮤지컬 취향을 바꾸다

국내에 수입되는 뮤지컬이 영미권 중심에서 탈피해 다원화되고 있다. 지금까지는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 작품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가운데 간혹 프랑스 뮤지컬이 공연되는 정도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체코 이탈리아 호주 러시아 등 비영미권 국가의 작품이 속속 무대에 오르고 있다.


▶체코 뮤지컬=체코에서 건너온 작품으로는 뮤지컬 ‘삼총사’(~6월 21일 충무아트홀 대극장)와 뮤지컬 ‘클레오파트라’(~7월 12일 극장 용)가 있다. ‘삼총사’는 프랑스 소설가 알렉상드르 뒤마의 고전을 원작으로 한다. 17세기 프랑스 파리를 배경으로 왕실 총사를 꿈꾸는 청년 달타냥과 궁정 총사 아토스, 포르토스, 아라미스 세 사람의 모험과 사랑을 흥미진진하게 그렸다.
 
2005년 체코에서 초연된 뒤 800회 이상 공연되며 100만명 이상의 관람객을 동원했다. 이번 한국어 라이선스 공연은 화려한 스타 캐스팅을 자랑한다. 신성우와 유준상이 ‘아토스’ 역, 엄기준과 박건형이 ‘달타냥’ 역, 민영기와 김법래가 ‘포르토스’ 역을 각각 맡았다.
 
김소현(‘콘스탄스’ 역)과 배해선(‘밀라디’ 역)도 출연한다. 뮤지컬은 원작 소설을 그대로 옮기지 않고 여기에 ‘아이언 마스크’와 ‘달타냥 로맨스’ 시리즈, 역사적인 사실 등을 가미해 새로운 이야기로 재창조했다.


음악은 전반적으로 팝페라적인 성격을 띠며, 영화 ‘삼총사’의 OST로 유명한 브라이언 애덤스의 ‘올 포 러브(All for Love)’가 메인 테마로 쓰였다. ‘삼총사’는 서울 공연이 끝난 뒤 전국 6개 도시에서 투어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뮤지컬 ‘클레오파트라’는 희대의 요부이자, 당대 최고의 남성 권력자를 좌지우지했던 지략가 ‘클레오파트라’의 파란만장한 삶을 그린 작품이다.
 
2002년 체코 프라하에서 세계 초연한 뒤 지난해 9월 한국에서 첫선을 보였다. 오페레타를 연상시키는 클래시컬하고 웅장한 음악이 백미다. 메인 테마곡 ‘난 왕이 될 거야’와 ‘당신의 사랑 내게 있으니’는 유로팝 차트에서 7주간 1위를 기록할 정도로 큰 인기를 누렸다. 전수미가 ‘클레오파트라’ 역으로, 정형진이 ‘시저’ 역으로 출연한다.

▶호주 뮤지컬=호주에서 건너온 뮤지컬 ‘메트로스트릿’(6월 14~21일 대구오페라하우스)은 ‘대구 뮤지컬 페스티벌’의 개막작으로 초청됐다. 유방암에 걸린 중학교 음악교사 수와 잔소리쟁이 엄마 조, 전형적인 신세대 아들 크리스 등 가족 구성원이 삶의 명암을 함께하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관객들에게 가족의 의미에 대해 다시 돌아보게끔 만드는 작품이다. 호주 오리지널팀이 공연한다.

▶러시아 뮤지컬=’가련한 리사’(7월 2~5일 대구 수성아트피아)는 모스크바 교외에서 노모와 함께 살며 꽃을 파는 리사와 귀족 청년 에라스트의 사랑과 이별, 비극적인 죽음을 다룬 고전 스타일의 뮤지컬이다. 1973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초연됐다. 러시아 오리지널팀 배우들이, 러시아어로 연기한다. ‘대구 뮤지컬 페스티벌’ 폐막작이다.

▶이탈리아 뮤지컬=뮤지컬 ‘일 삐노끼오’(8월 7~23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는 세계적인 동화작가 C. 클로디의 동화 ‘피노키오’를 바탕으로 한다. 오페라의 본고장인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만들어졌으며, 오페라 가수인 소프라노 조수미가 극찬을 했다는 점 때문에 한층 관심을 끈다.
 
뮤지컬 넘버는 오페라적이면서 동시에 칸초네 스타일을 차용해 이탈리아의 색채가 느껴진다. 이탈리아 대음악계의 젊은 듀오 그룹 ‘이 푸(I Pooh)’가 작곡했다.
 
2003년 이탈리아에서 초연됐으며, 영화감독 사베리오 마르코니가 연출했다. 본토에서는 “이탈리아 정통 오페라와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스타일을 조화시킴으로써 예술성과 대중성을 고루 획득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지금까지 이탈리아 전국 22개 도시와 스페인 등지에서 공연했으며, 비유럽권 국가에서 공연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소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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