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은행에 1100만달러를 투자하는 한국의 리딩투자증권이 우리금융지주에 투자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져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국의 경제 일간지 머니투데이는 리딩투자증권이 한미은행 인수를 위해 만든 사모펀드(PEF)에 우리금융지주의 투자를 제안했으며 우리금융지주는 경영협의회를 통해 이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17일 보도했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우리금융이 리딩투자증권이 한미은행 인수를 위해 만든 PEF 투자제안을 받고 이를 검토 중”이라며 “우리금융의 대주주가 정부인 만큼 최종 승인을 현 단계에서 예단하기는 이르지만 상당한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현행 법상 우리금융지주가 PEF에 직접 투자하는 것이 불가능해 자회사를 통해 투자하는 방안이 검토 중이다. 또한 신문은 이같은 배경에 대해 지난해 하나금융지주의 커먼웰스비즈니스은행 인수 무산 사례를 거론하며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사모펀드의 은행 인수에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어 우리금융지주와 함께 인수를 추진하는 것이 FRB의 승인을 통과할 유력한 대안이라고 본 것이라고 전했다. 이같은 상황은 박해춘 전 우리은행장이 지난해에 미국 현지 은행 인수 추진 사실을 공식적으로 밝혔던 것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당시 우리은행 측은 리먼브라더스 사태 이후 투자 검토를 중단했으며, 이후 은행장과 지주사 회장 모두 교체됐다. 기업들의 달러 유출을 거의 금지하다시피 했던 연초에 비해 최근들어 한국 금융감독 당국의 분위기도 풀려 있는 것을 볼 때 투자에 대한 큰 걸림돌은 없어 보인다. 이에 신문은 우리금융지주의 지분 73%를 보유한 대주주가 한국 예금보험공사인 점을 들어 ‘우리금융지주가 독자적인 의사결정을 내리기 힘들며 1년여만에 다시 시도하는 한미은행 지분 투자가 성사될지는 불확실하다’고 전했다. 신문은 ‘기업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경우 자체 충당금을 쌓는 재원도 버거운 상황에서 재무적인 리스크가 높은 교포은행 M&A를 추진할 명분도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우리금융지주 홍보실 관계자는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우리금융지주에서 직접 한미은행 인수를 추진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투자제안 규모나 검토 여부 등에 대해서도 “현재로선 말할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리딩투자증권 홍보실 관계자 역시 “현재로선 해줄 말이 없다”고만 말했다. 한미은행은 리딩투자증권이 7월 말까지 2차례에 걸쳐 신주인수 방식으로 1100만달러를 투자하며 이외에도 또다른 대규모 투자논의가 진행중이라고 지난 15일 밝혔다. 계획대로 투자가 완료되면 리딩투자증권은 한미의 지분 14.9%를 보유한 최대주주가 된다.
염승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