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

계란 썩은 냄새 혹은 상한 양파 냄새. 여름의 불청객인 시큼한 냄새들이다. 날씨가 더워지면 올라가는 체온 조절을 위해 땀이 흐르는 것은 정상적인 반응이라지만 부산물인 냄새까지 반갑지는 않다. 자신은 못 느껴도 주변 사람들을 괴롭힐 수 있는 ‘민폐’인 만큼 보다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사춘기 때 나타나는 액취증 유전 50%=액취증은 아포크린 땀샘이 활성화되기 시작하는 사춘기 때 나타나기 시작한다. 강진수 강한피부과 원장은 “날씨가 덥고 습도가 높아지면 미생물의 발육이 더 왕성해져 냄새는 더욱 지독해진다”며 “액취증은 남성보다는 여성에게서, 마른 사람보다는 뚱뚱한 사람에게서 흔하다”고 말했다.
 
아포크린 땀샘은 주로 지방산과 유기물질을 함께 배출하는데, 땀이 세균 때문에 지방산과 암모니아로 분해되면서 냄새가 나는 것이다. 김진영 아름다운나라 원장은 “액취증은 가족력이 강한 유전적 질환으로 부모 중 한 사람만 있어도 유전될 확률이 50%”라며 “증상이 가볍다면 몸을 자주 씻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되고 제모를 하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겨드랑이 털은 피지와 엉켜서 세균이 번식하기 좋은 온도와 환경을 조성하기 때문이다.
 
땀이 난 상태에서 향수는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겨드랑이나 목 등엔 데오도란트를 뿌리거나 바른다. 냄새가 아닌 땀 자체를 막아주는 다한증 1차 치료제 드리클로를 활용할 수도 있다. 겨드랑이에 바르면 3~7일 정도 땀이 나지 않고 분비되지 않은 땀은 혈액으로 재흡수돼 부작용이 없다.
 
체취에 영향을 주는 지방 섭취를 자제하는 식습관도 도움이 된다. 액취증이 있는 사람은 육류, 계란, 우유, 버터, 치즈 등의 고지방 고칼로리 식품을 많이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다. 반면 비타민 E는 악취 발생의 원인이 되는 과산화지질 증가를 억제한다. 비타민 E는 쌀이나 보리의 배아, 깨, 당근, 호박, 시금치 등에 많다.

▶심할 땐 땀샘 제거 시술=증세가 심하면 원인이 되는 아포크린 땀샘을 제거하는 방법이 있다. 최근엔 흉터가 남는 피부 절개법 대신 절연침 시술이나 땀샘 흡입술 등에 대한 수요가 많다. 고바야시 절연침 시술은 피부 표면에 절연된 침을 주입한 후 전기적 자극으로 땀샘인 아포크린 한선을 제거하는 방식이다. 부분마취로 가능하고 통증이 없으며 치료 효과도 반영구적이다. 시술 다음 날부터 샤워뿐만 아니라 가벼운 운동도 가능하다. 그러나  한두 달 시간을 두고 1~3회 치료해야 하는 만큼 본격적인 여름이 오기 전에 미리 하는 것이 좋다.
 
땀샘흡입술은 더 빠른 효과를 자랑한다. 겨드랑이 시술 부위 두 군데를 3mm 정도 절개해 금속관을 넣어 땀샘을 흡입해 제거하는 시술이다. 피부의 진피층과 지방층 경계에 있는 땀샘을 제거함으로써 액취증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 부분마취, 1회 시술로 가능하다. 그러나 지혈과 부종 방지를 위해 1~2일 정도 패드를 대거나 붕대를 감고 특수하게 제작된 옷으로 2주 정도 겨드랑이를 고정해야 한다.
 
윤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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