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뱅콥 임춘택 이사장 사의

주주들 소송준비·FDIC 불법행위조사 등 진통예고

금융감독 당국에 의해 폐쇄된 뒤 윌셔은행이 인수해 간 구 미래은행 지주사인 미래뱅콥의 임춘택 이사장이 최근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미래뱅콥 내부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임 이사장은 최근 이사들 앞으로 보낸 이메일을 통해 이사장 자리는 물론 이사직에서도 물러나겠다는 뜻을 일방적으로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이 폐쇄된 이후 뱅콥의 파산신청에 그 누구도 나서지 않고 있고 일부 주주들 사이에서 집단소송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이사회를 대표하는 이사장에게서 나온 사의표명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발을 빼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임 이사장은 은행 폐쇄 이후 자기방어만을 위한 처신을 하고 있어 다른 이사들에게 지탄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임 이사장) 본인도 무척 괴로워 하고 있지만 이사장으로서의 본분도 다하지 않은데다 이젠 혼자서만 책임을 피하려 하고 있어 다른 이사들의 공분을 사고 있는 상황”이라며 “사의표명을 했다 해서 그대로 받아들여 지는 것도 아니고, 이사들끼리 의사교환도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어 답답한 분위기만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이메일과 관련, 모 이사는 “그걸 나에게 묻는 이유가 뭐냐. 나는 아무것도 아는게 없고 할 말도 없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은 주주들이 이사회와 전직 고위 간부들을 상대로 소송을 준비한다는 소문과 맞물려 구 미래의 폐쇄에 따른 뒷마무리에 많은 잡음을 만들고 있다. 은행이 폐쇄할 경우 지주사는 파산신청을 통해 지주사 앞으로 된 채무를 정리하는게 순서이지만 소송 문제로 외부에 부각되는 것에 관계자들이 많은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박광순 전 행장은 지난 5월 이미 사임했고 나머지 고위 간부들은 지난달 29~30일에 모두 해고통지를 받았으니 남은 건 이사들 뿐이다.
 
그러나 임 이사장은 지주사 파산에 대한 책임을 마지막에 행장위원회를 맡았던 조덕희·김순임 이사가 져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 이사장이 올 초를 전후해 자신의 지분 대부분을 이미 처분했다는 소문마저 나돌고 있지만 상장사가 아니기에 직접 관련된 인물 몇몇을 제외하고는 그 진위여부가 전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임 이사장은 이와 관련한 본지의 거듭된 전화와 음성 메시지에도 수일째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
 
게다가 FDIC에서 전직원들을 상대로 이사진 및 고위 간부들의 불법 행위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져 미래의 과거사 정리를 두고 진통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염승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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