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침체 탈출 청신호


ⓒ2009 Koreaheraldbiz.com

14개 도시 집값 3년래 첫 상승등  각종 지표 일제히 개선


금융위기의 주범인 주택시장이 그동안의 극심한 침체에서 탈출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들이 계속 나타나고 있다.일부 지역에서는 주택가격이 여전히 하락하고 있고 압류주택이 계속 늘고 있기는 하지만 신축주택 실적이나 주택거래 물량, 재고 등에 관한 지표는 주택경기가 최악의 상황을 지나 회복국면에 들어서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대도시 집값 3년래 첫상승
 
지난 5월 S&P/케이스-쉴러 주택가격지수가 4월보다 0.5% 상승해 전달대비로 2006년 7월 이후 34개월 만에 첫 상승세를 기록했다. 5월의 상승률 0.5%는 2006년 5월 이후 최대치다.
 
5월 주택가격지수는 1년 전인 2008년 5월과 비교하면 17.1%가 떨어졌지만, 이는 9개월래 가장 낮은 낙폭이며 월가 전문가들의 하락률 예상치 17.9%보다도 양호한 수준이다.
 
전달 대비로는 14개 도시의 집값이 상승했고 클리블랜드(4.1%)와 댈러스(1.9%)의 상승률이 비교적 높았다. LA는 0.1%가 하락했다.
 
최근 주택시장에서는 연방주택금융지원국(FHFA)의 5월 주택가격이 전달보다 0.9% 오른 데 이어 6월 신축주택 판매실적이 급격히 증가하는 등 지표들이 일제히 개선추세를 보이며 주택경기의 회복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
 
S&P 지수위원회의 데이비드 블리처 위원장은 “주택가격의 하락 속도가 둔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는 주택가격 하락세가 마침내 진정되고 있다는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5월, 6월에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주택거래 중간가가 두달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으며 LA 카운티에서도 거래가 급증하고 거래 중간가도 오르는 추세다. 또 50만달러 이상의 매물도 눈에 띠게 증가하고 있다.

▶6월 신축 주택 판매 급증
 
연방상무부는 지난달 38만4천채(연율환산 기준)의 신축 주택이 판매돼 전월에 비해 11%나 늘어 8년여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로써 신축 주택판매는 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특히 이 수치는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35만2천∼36만채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또 신축 주택의 재고물량은 28만1천채로 1998년 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신축 주택의 판매가 크게 늘고 재고가 이처럼 급감함에 따라 주택건설업체들의 투자가 활기를 띠면서 부동산 경기를 진작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또 주택 신축 실적도 6월중 58만2천채로 전월에 비해 3.4% 증가했으며 특히 아파트와 다세대주택을 제외한 단독주택은 14.4%나 늘었다.
 
경기선행 지표인 주택건설 허가실적도 56만3천채로 8.7% 늘어 작년 12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율을 보였다.
 
이처럼 주택 건설 및 거래 실적이 늘고 재고가 감소하고 있는 것은 부동산 경기가 최악의 상황을 지나 점차 상승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기존 주택 거래 증가세 뚜렷
 
신축 주택뿐만 아니라 지어진 지 오래된 기존주택의 거래실적도 빠르게 호전되고 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지난달 기존주택 거래실적이 489만채 로 한 달 전에 비해 3.6% 증가했다. 이 수치는 시장예측전문기관들이 예상한 484만채를 웃도는 것이다.
 
기존주택 매매 실적이 석달 연속 증가한 것은 부동산시장의 거품이 절정에 달했던 2004년초 이후 처음이다.
 
6월말 현재 매물로 나와 있는 기존주택의 재고는 382만채로 한달전보다 0.7% 감소해 재고조정이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거래량에서 압류 주택 비중 점차 줄어
 
특히 주목을 끄는 것은 최근까지 기존 주택 거래물량 가운데 절반 정도가 경매처분되는 압류주택이 차지했으나 지난달에는 이 비중이 4분의 1수준으로 떨어졌다.압류된 주택의 염가 판매보다는 일반인들 사이에 정상적인 주택거래가 활기를 띠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남가주에서 5월과 6월 연속으로 압류주택의 매매 비중이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일반매물의 판매가 활기를 띠기 시작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또 2분기에 캘리포니아주에서 주택차압절차에 들어간 건수도 전분기에 비해 줄어들었다. 지난 22일 부동산 데이타전문기관인 데이타퀵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2분기(4월~6월) 차압절차의 첫단계인 디폴트 통보(Notices of Default)를 받은 건수는 총 12만4562건으로 전분기 13만5431건에 비해 8%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12만1673건)과 비교하면 2.4%가 증가한 것이고 여전히 기록적인 숫자이긴 하지만 전분기 대비 하락했다는 점에서 주내 차압사태가 진정국면으로 돌아설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 회복 속도는 아직도 미지수
 
그러나 주택시장의 빠른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나날이 악화되는 실업사태의 영향으로 가계 사정이 어려워지고 있고, 이로 인해 소비자들의 소비심리도 오히려 나빠지고 있어 소비지출의 회복이 지연될 것이라는 우려가 여전하다.
 
경기침체 시작 후 65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졌고 9.5%인 실업률은 내년 초에는 10%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날 민간 경제조사단체인 콘퍼런스보드가 발표한 7월 소비자신뢰지수는 46.6으로 지난달 49.3보다 떨어지면서 2개월 연속 하락해 주택시장의 호전에도 불구하고 얼어붙은 소비심리는 여전히 풀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주택가격 하락세가 둔화되는 등 시장이 안정세를 되찾아가도 실업률이 높아지고 소비심리가 정체되면 부동산 등 자산가격의 회복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성제환 기자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