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 주변에서 “조만간 부동산 라이센스를 취득하려하는데 쉽게 딸 수 있는 방법은 없나요?” 혹은 “누구누구는 얼마를 벌었다는데 나도 당장 따야겠어.”라는 이야기들을 듣는 경우가 있다. 속내를 들여다보면 부동산을 통해 손쉽게 돈을 벌수 있다는 인식이 깊숙이 자리잡고 있는것 같아 섬뜩함 마저 느끼게 된다. 캘리포니아 부동산국 통계에 의하면 지난 5월 현재 부동산 브로커 및 세일즈퍼슨 라이센스 소지자는 총 52만1,251명에 달하고 있다. 하루 평균 약 63명의 새로운 부동산 라이센스 소지자가 생겨나고 있는 셈이다. 부동산 라이센스 취득자가 이처럼 크게 늘면서 부동산 전문직종 종사자들의 일에 대한 자부심이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관련 직업환경에 비관적 입장을 보이고 있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고 한다.
더구나 경기 침체가 지속되자 경제적 압박을 견디지 못해 직업정신과 타협하는 사례가 늘면서 불신감을 사는 경우들도 많다. 직업을 뜻하는 ‘Profession’이라는 말은 ‘공개적으로 맹세하다’라는 뜻의 라틴어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필자가 오랜동안 몸담아 왔던 방송직에서 과감히 부동산 직업을 선택한 데에는 무엇보다 미국의 부동산 시스템에 대한 믿음과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누구나 올바른 안목과 판단을 가진다면 전문적 훈련으로 무장된 부동산 중개인들과 체계적인 계약 시스템, 투명한 거래를 위한 에스크로와 타이틀 보험 등을 통해 쉽고, 안전하게 부동산 매매를 할 수 있다. 더 나아가 부동산을 통해 부를 축적함으로써 아메리칸 드림을 보다 빨리 이룩할 수도 있다. 그러기 위해선 부동산 전문인들과 고객과의 상호 신뢰와 책임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투철한 직업의식으로 믿음을 줄 수 있는 부동산 에이전트와 그런 에이전트를 믿고 전문인으로 존중해줄 수 있는 고객이 만난다면 최상의 결과를 이루어낼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불행히도 지나친 욕심으로 인한 볼썽사나운 자화상들을 쉽게 주위에서 찾아 볼 수 있다. 한인타운내 리스팅 주택에 채워진 열쇠를 다른 사람이 못보게 아예 훔쳐달아나는 몰지각한 에이전트, 구입 전부터 에이전트에게 노골적으로 가전제품이나 커미션의 일부를 내놓으라고 강요하는 철없는 바이어, 수수료에 눈이 어두워 해서는 안 될 일도 서슴치 않는 오피서들 등 실로 개탄스러운 일들이 자행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부동산을 파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양심을 팔고 있는 것이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란 말이 있다. 지나친 건 부족함만 못하다는 뜻이다. 최근 미국이 겪고 있는 경제 위기의 원인이 무엇인지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서브프라임 위기는 어떻게 왔는가? 바로 도덕적 해이에서 기인했고, 지나친 욕심의 욕망덩어리들이 결국 큰 위기를 자초했다고 볼 수 있다. 지난 2006년 실시된 어느 조사결과에 따르면 미국은 정직 부문에서 세계 20위였다. 이는 2000년 14위였다는 점과 비교하면 많이 후퇴한 셈이다. 결과는 어땠는가? 미 역사상 최대의 금융위기를 맞으며 총체적 경제위기 속에서 허덕이고 있지 않은가? 작은 거짓과 그릇된 행동 하나가 장기적으로는 큰 비용을 치러야 할 문제로 커지기 마련이다. 부동산 에이전트 및 관련 종사자들도 고객으로 부터 믿고, 존경받을 수 있도록 유혹으로부터의 위험을 경계하고, 부단한 자기수양과 계발을 게을리하지 않아야 하고, 고객도 마찬가지로 수수료나 선물공세 등에 작은 이익 때문에 에이전트와의 신뢰를 저버리지 않는 올바른 관행을 만들어나가야 할 것이다. 요즘 부동산 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서로 신뢰할 수 있는 행동 규범이 바탕이 되어야만 진정한 부동산의 밝은 미래가 펼쳐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노(INO) 부동산 대표/ (213) 500-754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