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정부 의존도 높다

미국의 금융.경제위기를 불러온 원인으로 지목되는 주택시장이 제조업이나 소비지출 등 다른 지표들과 함께 살아나는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과연 정부의 지원 없이 회복이 가능할지 의문시 되고 있다.
 
최근 미국의 신규주택 판매나 기존주택 판매 등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신규주택 판매는 올해 초 최저치에서 30% 이상 늘어났고 기존 주택 판매도 17% 가까이 증가했다. 팔리지 않고 남아있는 신규주택 재고도 줄고 있고 주택가격 급락세도 멈췄다. 표면상으로 보면 주택시장은 이제 살아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주택시장의 회복이 시장 스스로에 의한 것이 아니라 주택시장을 살리려는 정부의 엄청난 ‘긴급 처방’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 정부가 주택시장의 구원자 역할에서 쉽게 빠져나오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인사이드 모기지 파이낸스에 따르면 올해 들어 주거용 부동산 모기지 대출의 80% 이상은 어떤 형태로든 정부의 지원을 받아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연방주택감독청(FHA)은 대거 모기지 대출 보증을 하고 있다.
 
덴버에서 모기지 업체 유니버설 렌딩을 운영하는 피터 랜싱씨는 주택시장이 얼마나 정부의 의존하고 있는지를 매일 실감한다. 주택시장이 호황일 때 그의 업체가 하는 모기지 중 FHA에 보증을 받는 것은 20%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그 비중이 80% 이상에 달한다.
 
랜싱씨는 정부와 관련된 일이 워낙 많다 보니 자신이 정부의 일을 대행하는 용역업자 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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