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래 없는 혼란을 겪은 올해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유일하게 매출 증가를 기록하면서 미국이나 일본 기업을 제치고 승자로 떠올랐다고 CNN머니 인터넷판이 20일 보도했다. 현대와 기아는 미국 시장에서 지난해 대비 올해 매출이 2.6% 증가했다. 이는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 회사는 물론 도요타와 혼다, 닛산 등 일본차들의 매출이 25~50% 떨어진 것과 비교하면 유일하게 판매 성장을 기록한 것이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의 미국 시장 점유율도 올해 1~9월 2.2% 증가한 7.4%를 기록했으며, 판매 순위도 6위로 뛰어올랐다. 이처럼 한국 브랜드가 선전한 것은 경기 불황으로 픽업 트럭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인기가 떨어진 데다 현대-기아의 ‘주력 종목’인 고효율 자동차 수요는 늘어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됐다. 특히 중고차를 팔고 새 차를 구매하면 현금을 지원해주는 보상금 제도가 도입되면서 현대-기아는 지난 7~8월 매출이 지난해 대비 30% 뛰어올라 전체 시장 매출이 7% 하락한 것과도 대조를 이뤘다. 블룸버그 통신도 이날 ‘현대차가 도요타를 밀어내고 있다’라는 기사를 실었다. 특히 블룸버그는 뉴욕주 록랜드카운티에 사는 데이비드 비드니 씨의 사례를 들면서 소비자들이 일본차 대신 한국차를 선택하고 있다고 전했다. 비드니씨는 한국차와 일본차를 놓고 고민을 했지만 결론은 쉽게 났다면서 현대는 3500달러의 캐시백을 주는 반면 도요타는 캐시백도 없고 가격 자체도 월등히 높았다고 전했다. 그는 “현대 엘란트라를 산 뒤 도요타 딜러를 찾아 캠리를 봤는데 내가 산 차 보다 4500달러나 더 요구했다”면서 “현대가 아주 좋은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현대의 경우 최근 환율이 떨어지면서 판매로 인한 이익이 줄어 가격 인하에도 어려움이 있지만 여전히 최고의 조건을 제시하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지속하고 있으며 이점이 계속 소비자에게 통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한편 AP통신은 현대차가 내년에도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을 계속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올해 가장 인기있는 프로그램으로 꼽히고 있는 현대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은 새 차 구입차가 실직 등으로 인해 더이상 페이먼트를 하지 못할 경우에 차를 딜러에 리턴하고 돈을 돌려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현대가 이 프로그램을 내놓은 뒤 GM과 포드 등도 유사 프로그램을 내놓았다.
성제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