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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고정환율에 수출경쟁력 약화 이중고
달러화 가치의 급속한 하락으로 국제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아시아 각 국이 환율 방어에 부심하고 있다. 특히 고정환율제인 중국 위안화가 환율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한국 등 아시아 국가는 중국에 비해 수출경쟁력이 떨어지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자로 보도했다.
▶아시아 외환보유액 급증=WSJ와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한국, 인도네시아 등은 정부당국이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를 매입하면서 급격한 환율 절상 방어에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이들 국가의 달러화 보유액도 늘어나고 있다. WSJ는 한국은 9월 외환보유액에 88억달러가 증가했고 10월에도 보유액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태국도 9월 한 달에 53억달러가 증가했고, 대만은 68억달러가 늘어나 이들 국가의 외환보유액도 사상 최고치에 달하고 있다. 금융위기에서 간신히 벗어난 아시아 국가는 성장을 위한 수출 증대가 절실한 시점이다. 그러나 지난주 미국의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글로벌 무역 불균형 시정을 촉구하면서 아시아 국가의 리밸런싱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아시아 국가는 환율 절상 압력에 직면하고 있다고 WSJ가 전했다.
▶중국 고정환율에 이중고=저널은 특히 고정환율제인 위안화 때문에 다른 아시아 국가가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전했다. 홍콩 HSBC의 프레드릭 뉴먼 아시아 지역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이와 관련해 “이 지역에서 경제대국 한 곳이 달러화에 대해 통화 가치가 고정돼 있다면 다른 나라는 모두 압력을 받는다. 5%의 자국 통화 절상도 이런 맥락에서는 고통스러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중요한 것은 위안화의 절상 여부와 시기인데 외환시장의 선물계약 추이를 보면 투자자는 중국이 향후 12개월 안에 위안화를 3% 정도 절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중국은 2005년부터 2008년 7월 사이 달러화에 대해 21% 정도 절상해왔다. 그러나 모건스탠리 홍콩의 중국경제 이코노미스트인 칭 왕은 아직은 미국과 아시아 국가의 위안화 절상 합력은 미미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또 인플레이션도 아직 심각하지 않고 수출은 상대적으로 강하지 않은 편이어서 중국이 굳이 절상할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아시아 공조 심각히 논의해야=아시아 각 국의 환율 몸살과 관련, 구로다 하루히코 아시아개발은행(ADB) 총재는 25일 ‘아세안+3 정상회의’에서 외환시장이 요동치면서 역내 무역 통상에 갈등을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아세안과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주요국이 “통화 공조 방안을 심각히 논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FT가 26일 보도했다. 그는 그동안 아시아 국가의 외환시장 공조 논의는 있어왔지만 유럽이나 G7과 같은 맥락의 공조는 없었다면서 심도 높은 환율 공조 체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FT는 또 일본의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가 이번 회의에서 비공식적으로 일부 참가국 정상과 함께 이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달러화에 대한 고정환율제로 달러화 급락의 영향을 받지 않는 중국 측은 아무런 코멘트가 없었다고 전했다. 고지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