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9 지난 8월 한달간 LA한인타운에서 뜨거운 논란을 불러 일으킨 일식집 무라사키의 파격적인 회덮밥 할인가. 통산 8.99~12.99이던 회덮밥 가격을 거의 노마진 수준으로 끌어내려 이후 한인타운 식당들의 가격인하경쟁을 부추겼다. 일시적으로 수많은 고객들을 불러 모으기는 했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았다. 지나친 가격인하로 인한 이윤감소와 질 저하 그리고 이를 견디지 못한 식당들의 줄 폐업이 이어져 많은 문제를 양산했다. 또한 향후 경기가 회복됐을 때 낮아진 가격을 정상화하는 것이 실제로 어렵다는 것을 감안했을 때 향후 한인 요식업체들의 대응 방향을 주목하게 만들었다.
막걸리 올 한해 한류의 또 다른 이름이 됐다. 요거트 이상의 유산균 함유량과 다이어트, 미용 등에 효과가 있다는 웰빙술로 알려져 특히 일본에서 인기를 모았다. 미주 한인사회에서도 하반기 막걸리 열풍이 불어 소주 맥주 판매량을 위협할 정도에 이르렀다. 일부 한국산 막걸리는 품귀 현상을 빚기도 했다.올해 한국 주류 수출 물량 가운데 막걸리는 500만 달러가 넘는 규모를 보였다.
의료관광 한국 정부가 의료서비스 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지목하면서 의료법을 개정, 특히 미국내 한인 관광업체들이 상품화하려는 시도가 두드러졌다. 일부 한국내 대형병원과 연계한 의료관광 상품의 효용이 서서히 퍼지면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궁극적으로 미주 한인동포 대상을 넘어 미국내 타인종을 한국 의료서비스시장으로 끌어들이려는 마케팅이 새해부터 본격화할 전망이다.이와 관련,의료관광 코디네이터라는 신종 직업인 양성사업도 부가산업으로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
융자조정 경기침체와 실업률이 상승하며 모기지 페이먼트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자 한인사회에서도 융자 재조정이 보편화됐다.일부 한인들은 수개월의 융자 재조정에 성공하기도 했으나 할인 금액이 미비하고 이마저도 성공 사례가 적었다. 또한 신청자들의 절박함을 악용한 융자조정 관련 사기가 기승을 부려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기도 했다. 더욱 큰 문제로는 융자 재조정에 성공한 사례 자들 중 다수가 재조정된 금액마저 갚지 못해 결국 주택을 차압당하는 경우가 늘고 있어 오바마 행정부의 구제정책의 실효성이 의심되고 있다.
자살 한인사회에서는 자살률이 급증, 사회적 이슈로 부각됐다. 유명 언론사와 금융기관의 고위 간부들이 잇따라 자살하는 가하면 각양각색의 사연으로 자살을 선택하는 일반인들도 크게 늘고 있다. 정신과 전문의 이명수 박사는 “특히 유명인들의 자살 사건이 터질 경우 일반인들의 자살률이 크게 올라가는 베르테르 효과가 많이 나타났는데 이는 본인이 평소 동경하던 유명인의 죽음을 보고 이를 모방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면서”평소 의사와의 상담 등을 통해 우울증을 극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종플루 전 세계를 강타한 신종플루의 여파는 한인 사회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한국과 미국을 오가는 관광객 수요가 급감해 2~3곳의 여행사가 관광객 감소로 폐업해야 했고 병원과 클리닉에서는 백신을 구하기 위한 일반인들의 방문이 급증,장사진을 이뤘다. 하지만 병원과 건강식품, 일부 생활 용품은 반대급부로 매상 증가를 기록했다. 특히 마스크와 손 세정제는 평소보다 수십 배의 판매고를 보였고 병원 역시 약간의 감기기운을 보이기만 해도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 특수를 기록했다.
산불 지난 7월 초부터 10월 말까지 캘리포니아지역에서는 총 63건의 산불이 발생, 33만6천여 에이커를 태웠다. 이 가운데 8월26일 LA 북부 엔젤레스 내셔널 포리스트에서 발화한 스테이션 산불은 라크레센타 라카냐다 글렌데일 터헝가 선랜드 알타디나 등지의 삼림 16만 에이커를 태우고 주택 89채를 포함,209채의 건축물을 망가뜨렸다. 소방관 2명이 사망하기도 한 스테이션산불은 10월 16일 늦가을 비가 내리면서 100% 진화됐다. 스테이션 산불은 피해면적을 기준으로 삼았을 때 1970년 10만5천 에이커를 태운 클램핏 파이어에 이어 LA카운티 산불 사상 최악으로 기록됐으며 캘리포니아주 산불 사상 10번째로 피해가 컸다.스테이션 산불 진화작업에 투입된 비용만 1억달러에 달했다.
한식세계화 한국 정부가 한식 세계화를 기치로 삼으면서 새삼 활발한 캠페인이 펼쳐졌다. 한국 정부는 LA 와 뉴욕 등지에서 각종 한식 세계화 관련 이벤트를 개최했고 한인들의 인구 밀집 지역인 남가주 지역을 중심으로 한식 세계화 교육에 열을 올리기도 했다. 대통령 영부인이 한식 세계화 사업을 총지휘하는 모양새를 취하면서 그 열기가 가열됐지만 정책 혼선으로 아직 방향감각을 찾지 못하고 있다.
클로징 극심한 불경기로 각 업종에서 폐업이 일상화됐다. LA한인경제에 비중이 큰 다운타운 의류업계에서는 자고 나면 문 닫고 사라지는 업소가 허다했는가 하면 식당 여행사 등 스몰비즈니스 전반에 걸쳐 자금난을 견디지 못한 폐업이 줄을 이었다. 파산법을 다루는 변호사들이 성업하는 현상을 보이기도 했다. 폐업 중에서도 최악의 케이스는 한인은행 사상 첫 폐쇄조치를 당한 미래은행이 꼽힐 법하다.
참정권 지난 2월 5일 공직선거법, 국민투표법, 그리고 주민투표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재외국민의 투표권이 1972년 군사정권하에서 소멸된지 37년만에 부활됐다. 2000년대 들어 미주지역을 중심으로 재외동포 사회에서 참정권 회복 움직임이 일어나 재외국민 참정권연대가 발족되는 등 재외한인들이 조직적으로 쟁점화,지난 2007년 6월 28일 헌법재판소에 의해 재외동포의 참정권 제한 조치에 대해 위헌이라는 ‘헌법불일치’ 판결이 나온데 이어 올 2월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함으로써 현실화된 것이다. 공직선거법 국민투표법 개정안에 의하면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19세 이상 재외국민은 모두 대통령 선거 및 국회의원 비례대표에 대한 투표권을 가진다. 이 재외국민에는 유학생이나 주재원 등 일시 체류자 뿐만 아니라 영주권자까지 포함된다. 이중국적자는 국적을 선택해야 하는 22세까지만 투표권이 부여된다. 재외동포에 대한 참정권 회복은 미주 한인사회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한승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