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대출이 묶이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동산 개발업체들에게 사모펀드가 구원투수로 등장했다.
　
금융위기 속에서 은행들이 대출조건을 강화하는 바람에 은행으로부터 대출이 묶이면서 부동산 개발업계가 자금줄 확보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중소형 건설 업체를 중심으로 사모펀드를 통해 자금을 확보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레이크 타호 인근에 고급 아파트 단지 건설을 목적으로 1억5천만달러 규모의 대출을 받기 원하는 부동산 개발업자 로버트 메케이는 최근 은행이 건설업 대출을 꺼리는 바람에 은행이 아닌 사모펀드를 찾았다.
　
일부 사모펀드의 경우 15~20%의 대출 금리를 요구할 정도로 비용이 높지만 메케이는 사모펀드를 통해 자금을 융통한 뒤 착공을 서두를 생각이다. 펀드에 내는 이자는 높지만 그만큼 하청업체의 납품 단가가 떨어지는 등 공사 비용도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은행이 건설업 대출을 전면 중단하지는 않았지만 상당히 소극적인 것이 사실이다. 일부 은행은 신규 상업용부동산 대출을 일시적으로 동결하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달 은행 실무자들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많은 은행들이 4분기에 대출조건을 강화하지는 않았다고 밝혔지만 상업용부동산 대출에 대해서는 강화를 했다고 밝혔다. 금융위기 이후 자금난에 처한 데다 지난해 9월말 기준 건설 부동산 관련 대출의 90일 이상 연체율이 15%에 이르는 등 자산건전성에 적신호가 켜진 것이다. 또 2년 전만 해도 90일 이상 연체율은 1.9%에 불과했으나 이 후 2년동안 건설 부동산 대출 총액은 6160억 달러에서 4920억 달러로 급감한 가운데 연체율이 급등, 부실 대출의 심각성을 드러냈다. 이러한 점 때문에 은행이 계속 이부분 대출을 꺼리게 하고 있다.
　
은행권 신용 경색으로 특히 중소형 건설업체가 커다란 타격을 받았고 사모펀드 업계를 기웃거리는 건설사의 상당수가 중소형 업체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은행과 달리 까다로운 서류 절차나 보증을 요구하지 않는 것도 중소형 건설사가 높은 금리를 치르면서 사모펀드에 의존하는 까닭이다. 

성제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