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한은행 증자 마감시한 연장 왜?

새한은행에 대해 금융당국이 마감시한 연장을 승인해 준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따라서 그 배경에 대한 궁금증과 더불어 이제는 금융당국의 고자세가 좀 수그러들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은 그동안 은행폐쇄 및 여러가지 현안을 처리하는 데 있어서 융통성 없는 고압적 자세를 유지해 왔다. 따라서 이번에 새한의 연장신청을 받아 줄 것이냐에 대해서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5일 연장 신청이 결정됐고 새한은 앞으로 한달동안 추가적인 투자 유치에 전념할 수 있게 됐다.
 
이러한 금융당국의 결정에는 우선 새한은행측이 그동안 보여온 지속적인 투자 유치 노력이 큰 몫을 차지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문을 닫은 미래은행의 경우 감독국의 최종 통보를 받은 가운데서도 손을 놓고 아무런 실적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새한은 한국과 미국에서 다방면으로 증자에 대한 노력을 펼쳐 왔고 현재도 그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22일에는 한국과 미국에서 3090만달러의 투자 계약을 완료했으며 그 후에도 추가적인 투자를 유치해 현재 4천만달러가 넘는 투자유치를 이루고 있다. 이러한 성과를 끌어낸 노력이 평가돼 금융당국으로부터 회생 가능성을 한번 더 지켜보자는 결정을 받아낸 것으로 보인다. 또 현재 확보한 투자금액만으로 금융당국의 요구치를 충분히 채울 수 있지만 정상적인 영업을 위해 6천만달러까지 목표치를 높게 잡고 일을 추진한 점 등 어려움 속에서도 은행의 회생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는 점에서 점수를 얻은 것으로 풀이된다. 새한은행의 현 자본금을 보더라도 거의 1억달러에 육박하는 만큼 당장 결정을 내리지 않고 한달정도는 더 지켜봐도 큰 무리가 없다는 점도 연장결정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금융당국의 속사정도 이번 결정에 한몫 했다. 지난해부터 150개가 넘는 은행을 폐쇄해 온 금융당국, 특히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경우 파산은행의 속출로 인해 현재 기금이 거의 고갈 상태다. FDIC는 금융위기 과정에서 은행들의 파산급증으로 보험료 수입은 줄고 예금보장 보험금 지급은 늘면서 심각한 재정난을 겪고 있다. 지난해 3분기말 FDIC 기금은 82억달러 적자를 기록, 1991년이래 처음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거둬들인 보험료 보다 나간 보험금이 더 많아 오는 2012년까지 적자 상황을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따라서 더이상 매정하게 은행을 정리하는 것 보다는 가능성이 어느 정도 보이고 의지를 가지고 있는 은행에 대해서는 좀 더 기회를 주자는 쪽도 생각하게 됐고 새한은행이 이같은 분위기에서 혜택을 본 것으로 파악된다. 새한은행에 대한 금융당국의 이번 결정이 앞으로 파산위기에 몰린 다른 은행의 거취결정에도 어떻게 영향을 미칠 것인지 지켜볼 만하다.
 
성제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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