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매입보다 원화 보유 낫다

원/달러 환율이 급락하면서 ‘환테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상반기에 1100원대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실수요자는 물론 투자자들도 환율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먼저 유학생 자녀를 둔 한국의 ‘기러기아빠’와 같은 실수요자는 환율 하락기에 최대한 달러 매입 또는 송금 시점을 늦추는 것이 좋다. 전세계적 달러 약세 현상 속에 최소 수개월간 현재 원/달러 환율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국제신용평가기관 무디스의 한국 신용등급 상향조정 등과 같은 요인으로 하락 속도가 빨라지긴 했으나, 현재 수준의 환율 하락은 지난해 이미 예상됐던 범위 내에서 이뤄지고 있다.
 
김창수 하나은행 아시아선수촌 골드클럽 PB팀장은 “원/달러 환율의 큰 흐름은 서브프라임 사태 이전으로 회복되는 것으로, 과거처럼 1000원 미만까지 가는 게 정상일 수도 있다”며 “단기에 필요한 자금이라면 지금 조금씩 사두는 것이 좋겠지만, 하반기 자금까지 지금 미리 확보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투자를 고려한다면 요즘 시기에는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방어적 전략을 쓰는 것이 좋다.

전문가들은 대내외 불확실성은 여전하기 때문에 환차익을 노린 섣부른 환테크는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장기적 원화강세가 예상되기 때문에 향후 달러 반등을 겨냥하고 달러를 사는 것보다, 달러 자산이 있는 사람이라면 오히려 반등 시기를 노려 이를 원화 자산으로 돌려놓는 것도 추천된다.
 
이관석 신한은행 WM사업부 PB팀장은  “투자의 관점에서 달러 매입을 본다면 바닥에서 시작하는 것을 기다리기보다 무릎 수준 정도까지 온 지금부터 적립식으로 분할매수를 시작하는 것이 적당하다”고 말했다.
 
달러예금은 중도해지에 대한 불이익도 없어, 달러에 적립식으로 장기간 투자하면서 환율 상승 조짐이 보이면 매도 시기를 적절히 조절하면 된다.
 
환율 하락시에는 상대적 안전자산인 금 등에 투자하는 것도 고려해 볼 만 하다. 설사 금값이 떨어지더라도 환율 상승에 의한 이익을 노릴 수 있다. 다만 이 역시 적립식 투자로 총 자산의 10%를 넘지 않는 것이 좋다.

오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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