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저금리 시대, 대출자엔 기회?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예금생활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지만, 대출자 입장에서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최근 크게 떨어진 수신금리에 비해 은행의 여신금리 인하 폭이 낮긴 하지만, 갈아타기 전략을 적절히 구사하면 이자비용을 줄일 수 있는 시점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는 2.45%, 코픽스(COFIXㆍ자금조달지수)는 잔액기준 4.11%, 신규취급액 기준 3.26%다. 은행별 대출금리는 이에 가산금리를 더해 정해지며, 국민은행의 코픽스연동모기지론의 경우 신규 취급액 기준으로 연 3.82~5.42% 수준이다. 
 
은행의 3월 예대금리차가 6개월만에 최대로 집계될 만큼 여신금리 인하 속도가 느리긴 하지만, 과거와 비교해 볼 때 현재 대출 금리는 그리 높지 않은 편이다. 특히 과거 CD금리가 높았던 시기 낮은 가산금리로 대출을 받은 이들은 금융위기 이후 저금리 시대의 혜택을 톡톡히 누리고 있는 중이다. 신규로 주택담보대출을 받기에도 나쁘지 않은 시점이다.
 
한국은행의 예금은행 가중평균 주택담보대출 금리(신규취급액 기준) 추이를 보면 2008년 9월 7.25%까지 상승했으나, 금융위기 이후 떨어지기 시작해 2009년부터는 쭉 5%대에 머무르고 있다. 특히 올해 1월 5.88%, 2월 5.75%, 5.47%로 최근 들어 하락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김인응 우리은행 PB사업단 수석부부장은 “저금리는 대출이용자들이 리파이낸싱(refinancing) 을 통해 기회비용을 줄일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운용계획에 따라 적절히 갈아타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갈아타기 전략을 구사할 때 먼저 유의할 점은 중도상환수수료다. 중도상환수수료는 상품별로 차이가 있지만 대개 대출기간이 1년 미만일 경우 대출잔액의 1.5%, 3년 미만일 경우 0.5%~1% 정도 수준이다. 대출자는 중도상환수수료 비용과 갈아타기를 할 경우 금리인하로 보는 혜택을 꼼꼼히 비교한 다음 선택하는 것이 필수다. 다만, 코픽스 대출로 갈아타고자 한다면 은행들이 중도상환수수료를 면제해주는 상품 출시일 후 6개월 이내에 갈아타는 것이 좋다.
 
저금리의 이점을 누리되, 향후 출구전략에 따른 금리인상에 대한 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 단기간내 대출을 상환할 계획이라면 CD금리 연동대출을 이용하는 것이 유리하지만 장기상환의 경우라면 시장금리 연동대출이면서, 변동성이 낮은 코픽스 연동대출이 좋다.   

오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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