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 대출자 ‘속으로 웃는다’

유럽의 재정위기가 글로벌 경제를 휘청거리게 하고 있지만 미국의 주택담보대출자들은 이번 유럽 위기가 그저 반가울 따름이다.
 
그리스에서 시작된 유럽의 재정위기가 세계 증시를 동요하게 만들고 이에 따라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 매입에 나서면서 국채 금리가 하락, 덩달아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도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30년만기 모기지대출 금리는 이번주들어 평균 연 4.78%로 떨어져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1조2천500억달러 규모로 모기지담보부 증권을 한창 매입하던 지난해 12월에 기록됐던 역대 최저치인 4.71%에 근접하는 수준이다.15년만기 모기지 금리도 20년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모기지 금리가 역대 최저치 수준에 근접할 정도로 하락함에 따라 기존의 주택담보대출을 받았던 가계는 원리금 상환부담이 크게 완화되고 새로 주택을 구입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도 큰 자극제가 되고 있다.
 
실제로 4월중 신축주택 판매실적은 50만4천채(연율환산 기준)로 이는 2008년 5월 이후 거의 2년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기존 주택의 거래실적도 지난달 577만채로 전월에 비해 7.6% 늘면서 두달 연속 증가세를 나타냈다.
 
4월말 시한으로 주택매입자에 대해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주택시장 부양책 효과도 있었지만 모기지 금리가 하락하고 있는 것도 주택시장을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미 연준의 입장에서도 유로 위기는 통화정책 운용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1조2천500억달러 규모의 모기지담보부 증권 매입이 3월말로 끝나면서 모기지 금리가 재차 상승할 것으로 우려됐으나 때마침 불거진 유로 위기로 인해 연준이 별도의 시장개입 없이도 모기지 금리가 하향 안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유럽의 재정위기가 진정되고 그에 따라 안전자산인 미 국채에 자금이 몰리는 현상이 수그러들 경우 다시 모기지금리가 오를 수는 있지만 당분간은 연준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더라도 주택대출 시장이 안정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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