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한국계 어린이 건강보험 非가입확률

미국에서 한국계 어린이들이 백인들보다 건강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을 가능성이 3.5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아시아계인 중국과 필리핀, 일본, 베트남계 등에 비해서도 월등하게 높은 것이어서 한국 커뮤니티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 같은 내용은 미국 연방 보건자원서비스국(HRSA)과 조지타운대 국제건강간호학과 제니퍼 후앙 부교수가 올해 3월 발표한 공동연구논문 ‘캘리포니아 내 중국, 필리핀, 일본, 한국, 남아시아, 베트남 어린이들의 건강상태 및 건강서비스 접근.활용실태’에서 밝혀졌다.
 
이 논문은 2003년에서 2005년까지 한국계 308명을 포함해 중국 648명, 필리핀 523명, 일본 235명, 남아시아 314명, 베트남 264명과 남미계 백인 8천468명 등 0∼11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수행된 캘리포니아건강설문조사(CHIS) 내용을 분석한 것이다.
 
17일(현지시간) 논문내용에 따르면 관련 데이터에 대한 오즈비(odds ratios) 분석결과, 한국어린이가 백인어린이보다 ‘건강보험에 가입하지 않을 확률’이 3.47배 높았다. 이에 비해 중국(0.59배)과 필리핀(0.93배), 일본(0.73배), 남아시아(0.56배), 베트남(0.86배)은 오히려 백인보다 낮았다.
 
인터뷰 시점 기준으로 지난 1년간 보험가입이 안 된 경우를 조사한 결과 한국계는 전체 중에 16.2%나 됐으며 이어 백인(5.2%)과 필리핀(5.2%), 베트남(4.7%), 일본(2.9%), 중국(2.7%), 남아시아(2.4%) 등 순이었다.
 
‘지난 1년간 의사를 접촉한 적이 없다’고 답한 경우도 한국계가 10.9%로 13.1%를 기록한 필리핀 다음으로 높았으며 ‘지난 1년간 정기검진을 받지 않은 비율’도 36.8%로 베트남의 38.3% 다음으로 높았다.
 
이 논문은 한국계 어린이들의 건강보험 가입률이 낮다는 사실을 논문의 핵심내용으로 지적한 뒤 이는 한국 커뮤니티 내 고용기업의 건강보험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2008년 4월 실시된 카이저가족재단(KFF)의 조사에서도 보험가입이 돼 있지 않은 한국계 성인의 비율이 전체의 31%나 돼 아시아계 중에서도 월등하게 높았다.
 
이어 베트남(21%), 중국(16%), 필리핀(14%), 일본(12%) 등 순이었으며, 하와이 원주민 등을 포함한 아시아계 전체 평균은 17%였다.
 
이와 관련, 제도적, 문화적 차이도 큰 원인으로 지적됐다. 한국계 이민자의 경우 한국에서는 전국민 의료보험시스템으로 보험비용을 세금처럼 내고 있어 당연한 것으로 인식하는 대신 미국에서는 개별적으로 건강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추가부담으로 느껴져 가입을 주저하게 된다는 것.
 
영어소통이 어려운 저소득층을 위한 병원인 아시안헬스서비스 산하 프랭크 캥 메디컬센터의 전진영 총괄매니저는 “아시아계 중 한국계가 자영업자 비중이 가장 높은 점 등도 보험가입비율이 낮은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전 매니저는 “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으면 간단하게 예방할 수 있는 병도 치료시기를 놓쳐 사망에 이르거나 병원비 때문에 가계가 파산하기도 하는 만큼 보험가입에 대한 인식변화 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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