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인수 쪽으로 방향을 틀면서 우리금융 민영화가 다시 안갯속으로 빠져드는 양상이다. 우리금융의 유력 인수 후보였던 하나금융이 우리금융 입찰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경쟁구도가 성립이 안 돼 매각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수의계약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어 주목된다. 하지만, 수의계약을 할 경우 특혜시비가 불거질 게 불 보듯 뻔해 그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보인다. |
▶ 수의계약 가능할까 = 한국정부는 오는 26일(이하 한국시간) 우리금융 인수의향서 접수 마감을 불과 열흘 앞두고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인수 추진을 선언하자 적잖이 당황하는 분위기다. 정부는 “뚜껑은 열어봐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내부적으로는 수의계약을 포함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 관계자는 18일 “국가계약법상 경쟁입찰이 일반 원칙이지만 유효경쟁이 되지 않으면 재입찰을 하거나 수의계약을 하는 등 적절히 판단하도록 돼 있다”고 설명했다. 수의계약은 경쟁입찰이 아니라 임의로 적당한 상대방을 선택해 맺는 계약을 말한다. 이 관계자는 “26일까지 인수의향서를 받아 본 뒤 판단할 것”이라며 “판단의 기준은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 조기 민영화, 금융산업 발전으로 모든 상황을 감안해 공자위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 하나금융, ‘양다리’ 걸칠까 = 금융권 일각에서는 하나금융이 우리금융 입찰에도 참여하면서 외환은행과 협상도 계속 진행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은 최근 “외환은행 인수를 위한 실사를 하고 있다”면서 “(딜이) 아직 끝난 것은 아니다. 26일 이전에 외환은행과 우리금융 중에서 양자택일해 최종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연합 |